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문가 예상을 밑돌며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위해 필요 조건으로 제시한 ‘ 더 많은 긍정적인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를 하회하는 것으로, 5월 상승률(3.3%)과 비교해 둔화한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선 물가지수가 0.1% 하락했다. 5월에는 같은 지수가 보합세를 보인 바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거비를 상쇄한 게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물가상승률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키우는 지표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2%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일련의 고무적인 데이터에 이번 CPI도 추가될 것”이라며, 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연준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지만, ‘인하른 고려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등과 관련, 금리 인하에 필요한 장애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충분히 확신하느냐인데, 아직 그렇게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도 “어느 정도 확신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보고에서도 “긍정적인 지표”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로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AFP에 “실업률과 물가 지표는 연준의 메시지 변화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9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미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댄 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갈 길은 멀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30년 만기 모기지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큰 움직임이 나타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