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또다시 ‘절도’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오토에볼루션 등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게임 보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키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절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닌텐도 게임보이 콘솔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게임 보이’는 차량 키를 복제해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키 에뮬레이터는 문 손잡이를 터치해 차량에 접근한다.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는 불과 몇 초 만에 코드를 찾는다. 일부 최신 모델은 차량의 VIN(차량 등록번호)을 기반으로 고유한 PIN(비밀번호)을 생성해야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차량 외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차량 절도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문제는 키 에뮬레이터가 신차 모델의 키를 에뮬레이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됐다는 점이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현대차기아를 비롯, 닛산, 미쓰비시 등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의 차량 모델들이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보이’를 이용하면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의 차량 키를 쉽게 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둑맞은 차량의 GPS 추적이 가능하지만 도둑들이 차량 소유자의 계정에서 도난 차량을 삭제하면 더이상 추적할 수 없게 된다.
키 에뮬레이터는 가격이 비싸 일반적으로 고가의 차량을 훔치는 데 사용됐다. 그러나 요즘들어 전기차를 비롯, 대중적인 브랜드도 절도 타깃이 되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모든 전기차 모델은 물론 내연, 하이브리드 차량들도 대상이다. 특히 최근 몇달간 현대 아이오닉 5 도난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수년간 차량 절도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는 악몽을 겪었다. 도둑들은 도난 방지를 위한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은 차량 모델을 USB를 사용해 손쉽게 훔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기아 보이즈’라고 불릴 정도로 현대차와 기아 차량 절도가 유행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