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차 안에 홀로 방치된 아이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11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투손 지역에서 2살 된 아이가 차 안에서 숨졌다.
아이는 아빠와 외출했다가 차에서 잠든 가운데 집에 도착했고, 아빠는 차량 시동과 에어컨을 켠 채 아이를 차 안에 그대로 뒀다.
그러나 엄마가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에어컨이 꺼져 있었다. 아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아이 아빠는 “에어컨을 켜 놓았는데 꺼져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아이가 30분∼1시간가량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투손 지역 낮 최고기온은 화씨 107도에 달했다.
지난 10일 오후에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5살 아이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이 지역 기온이 섭씨 90도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 아이는 계모가 일하는 미용실 밖에서 7시간 동안 혼자 차 안에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계모를 아동 학대 등의 혐의로 체포하고,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달 28일 오후에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어른 없이 3명의 아이가 차 안에 있다가 행인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아이들은 1개월, 2살, 4살로 엄마는 아이들을 내버려 두고 인근 가게에서 쇼핑하고 있었다.
이날 샌안토니오 지역 기온이 99도 안팎에 이르는 가운데 아이들은 50분간 차 안에 있었다. 경찰은 아이들 엄마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BC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 뜨거운 차 안에 홀로 있다가 숨진 아이들은 최소 10명에 달한다.
1990년 이후로는 전국적으로 1천90명 이상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량에 방치돼 목숨을 잃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어린이의 체온은 성인의 체온보다 3∼5배 빠르게 상승하며, 체온이 107도에 이르면 사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