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코페’ 개최가 가장 큰 난제로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이 지난해 36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납부한 5만 달러 공탁금이 한인회 계좌에서 인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아직 한인회 측은 이 회장의 거취를 포함, 수습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 3월 한인회관 보험금 횡령 의혹 등으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5월 귀넷 검찰은 형사법을 적용할 만한 근거(probable cause)가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지만, 당시 그가 진술했던 내용 중 일부가 공개되며 ‘공탁금 5만 달러의 출처’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 회장은 16일 한인회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5만달러 인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날 이 회장은 임원들에게 “2번에 걸쳐 공탁금 5만 달러를 갚았다”고 주장했으나, 아직 이체 내역 등이 확인된 바는 없다.
한 한인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이 회장은 향후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두고 한인사회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과 관계자들은 먼저 ▶법적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한인사회 내 여론을 검토하고 ▶거취 표명을 기자회견 또는 임시 이사회 형식으로 할지 고심 중이다.
특히 오는 9월 말 예정된 코리안 페스티벌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티벌을 두 달여 남기고 이 회장이 사퇴한다면 회장 없이 행사를 치를 수 있을지, 행정처리가 가능한지 등의 문제가 대두된다는 것이다. 한인회 측은 “15년 전통의 축제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긴급회의에서 “3~4개월 전부터 그만둘 생각이 있었다. 9월 말 코리안 페스티벌까지 마치고 사임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본 회에 중대한 재정적 손실을 가져왔거나 본 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킨 경우” 임기 중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인회 정회원 400명 이상의 공증된 서명과 해임사유를 명시해 이사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탄핵안 접수부터 30일 이내로 임시총회를 소집한다. 또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위로 본 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자” 등의 조건으로 해임될 수 있다.
회장이 사임하면 수석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해야 하는데, 현재 이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에 이사장이 직무를 대행하며 30일 이내로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한인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공탁금을 한인회 공금으로 납부했기 때문에 선거가 무효라는 의견과, 애틀랜타 한인단체장 등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윤지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