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트럼프 유세 장소 방문…지인 “민주·공화 싸잡아 정치 혐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총격범이 범행 이전 게임 사이트에 사건을 일으킨 유세일을 지목해 “나의 시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SS)은 전날 의회 비공개 보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한 20세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자신의 핸드폰을 비롯한 기기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련의 유명 인사들의 사진을 검색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일시를 비롯해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 등도 검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또 최소 한 번의 검색 기록을 통해 그의 정신 상태에 대한 우려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자신이 즐겨 찾았던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서는 “7월 13일이 나의 시사회가 될 것이며, 개봉하면 지켜보라”는 글을 남겼다.
CNN 방송은 크룩스가 두 차례에 걸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보도했다.
NYT는 “이 같은 내용들은 사건 발생 이후 범행의 세부 사항과 관련해 가장 완결된 당국의 보고이긴 하지만, 여전히 암살 시도와 관련해 명확한 동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룩스의 학교 시절 동기생들을 비롯한 주변에서는 총격범이 특별한 정치 성향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중·고등학교를 그와 같이 나온 빈센트 타오르미나는 다만 크룩스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대한 일반적인 정치 혐오를 보였다고 전했다.
총격사건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FBI는 현재까지 크룩스 소유 2대의 핸드폰과 최소 1대의 노트북에 대한 수색을 진행 중이다.
20세 청년이 유세장 인근 옥상에서 버젓이 전직 대통령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던 경위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국의 경호 실패 비판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총격 62분 전 크룩스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한 뒤에도 그의 행적을 놓친 데다 수상한 인물이 옥상으로 올라갔다는 목격자의 신고가 속출했는데도 제때 그를 저지하지 못했고, 현지 경찰이 해당 건물 내부에 배치돼 있었는데도 옥상을 무방비로 노출한 사실 등이 잇달아 드러나며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