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 탓…침수 가능성에 주민들 걱정 태산
지방 정부도 대책 분주…도로 높이고 차수벽 설치
허리케인 ‘베릴’이 최근 카리브해 연안과 텍사스주에 평년보다 2~3달 일찍 상륙했다. 심상찮은 기후변화 징조에 올 여름철 조지아주의 허리케인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이비섬의 프랜 갤러웨이 씨는 1950년대 지어진 슬래브 주택에 살고 있다. 주택을 지면에서 14피트 띄워 지어야 한다는 건축 규제가 시행되기 전 지어진 건물이다. 여기서 2017년 허리케인 어마를 맞았다. 지하실도 없는 집에 4피트 높이의 물이 들어차는 피해를 입었고, 연방 재해기금으로 3만 달러를 받았다. 2020년 슬래브를 철거하고 집을 높이 들어올려 다시 지었다.
그는 애틀랜타 저널(AJC)이 보도한 홍수 피해를 겪은 사바나 주민들 중 한 명이다. 19일 신문은 “100마일에 달하는 조지아 해안선을 따라 거주하는 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택에 도랑을 파고, 비를 흡수할 정원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세모나 홈즈(브런즈윅) 씨는 최근 주택 앞에 6피트 깊이의 수생식물을 심은 ‘레인 가든'(rain garden)을 마련했다. 폭우시 빗물을 걸러 다시 토양으로 흡수되도록 조성된 이 정원은 2019년부터 주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 각 가정에 설치하고 있다. 카누·카약을 집에 구비한 이웃도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강한 허리케인이 닥치면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을 겪고 있는 조지아 해안지대가 홍수로 인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본다. 버지니아텍 연구팀은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사바나 지역 해수면이 1935년 이래 90년간 9인치 이상 높아졌다며 사바나를 홍수로 인한 침수 위협이 가장 심각한 전국 32개 해안도시 중 하나로 꼽았다. 10년에 약 1인치씩 지반이 침하되며 향후 25년간 사바나 해수면은 1피트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지방정부들은 홍수대책 전반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 타이비 섬은 도로와 보행로를 높였다. 주 교통부의 도움으로 2019년 US-80도로를 9인치 높인 게 대표적이다. 육군 공병대(USACE)와 협력해 2019~2020년 인공 모래 언덕을 만들기도 했다.
브런즈윅도 바닷물로 인한 도로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이 잘 스며드는 투수층 콘크리트로 도로를 재포장하고 차수벽을 설치하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비가 내리지 않아도 만조때 바닷물이 도시로 넘치며 ‘맑은 날의 홍수'(Sunny Day Flood)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에 터널 등 배수시설을 뚫고 빗물 역류 방지를 위한 수문을 설치하는 작업은 연방 또는 주정부의 지원금 없이는 지방정부가 쉽사리 손을 댈 수 없다. 닉 팔룸보 사바나 시의원(4지역구)은 “사바나를 버리지 않으려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JC 또한 “브런즈윅은 여전히 수문 설치를 위한 자금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며 연방 인프라 자금 지원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