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이 지난해 한인회 공금을 전용해 36대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공탁금으로 썼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 회장은 “사퇴의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은 사퇴 생각이 없다”며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20일 열린 원로회의의 결과 보고를 들었다며 “사퇴를 하더라도 정리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정리”라는 말에 대해 “지난 코리안 페스티벌 수익금 및 공금 추가 횡령 등의 의혹에 반박하고 추가 고발에 대비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코페 수익금 횡령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자료를 바쁘게 준비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회장은 작년 재선에 도전하며 사비로 공탁금 5만 달러를 내는 대신 한인회 계좌에서 공금을 인출해 자신의 이름으로 체크를 발행, 지난해 9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은 올 초 이 회장이 한인회관 보험금 유용 혐의로 고발된 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유용한 5만 달러 공금을 “갚았다”는 이 회장의 주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증거를 준비했다”고 강조했으나, 5만 달러를 어떻게 돌려놨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흐렸다. 그는 지난 16일 한인회 임원들과 가진 긴급회의에서 “2번에 걸쳐 갚았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2월 14일에 체크 한 장으로 5만 달러를 입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9월 28일 예정된 코리안 페스티벌은 “내가 있든 없든, 꼭 해야 한다”며 “한인회의 전통이고, 고유 업무”라고 강조했다.
배기성 전 한인회장이 공개적으로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차에도 관련 내용의 포스터를 붙이고 다닌다는 소식에는 “(내가) 잘못했으니 창피를 받는 것”이라며 웃었다.
한편 한인회 자문단과 고문단의 원로들은 지난 20일 둘루스 한식당에 모여 이 회장의 거취를 논의했다. 이날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 끌지 말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과 “코리안 페스티벌을 치르고 물러나라”라는 입장으로 참석자들의 의견이 갈렸다. 한 관계자는 “2달 남은 코리안 페스티벌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