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라스베이거스 뷰티 전시회 한국관, 왜?

참여 기업 120곳 중 70곳 피해

라스베이거스(LV)에서 열리는 대형 뷰티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으로 보낸 한국 기업 70곳의 전시품을 담은 컨테이너가 통째로 도난당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에 박람회 참가 기업들은 급히 한국에서 항공편으로 다시 전시품을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전시회 일정상 ‘지각 전시’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3일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미국 현지시간 23∼25일 사흘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2024 북미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프로프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 21회를 맞은 이 전시회는 세계 3대 뷰티 전문 전시회이자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기업간거래(B2B) 뷰티·미용 전시회로 꼽힌다.

이번 전시회에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한국관을 꾸리고, 총 120여개 기업이 참가해 부스를 차린다.

그러나 개막 직전인 22일 저녁까지도 상당수 한국관 부스에는 전시품이 진열되지 못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 기업 70곳의 전시품을 담은 컨테이너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에서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트럭 운전사가 ‘전시장에 물건 반입이 안 되니 다른 곳에 갖다 놓으라’는 내용의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도난 컨테이너에 물건을 실은 70개 업체는 모두 전시회 한국 에이전트인 K사가 지정한 물류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70곳 중 중소기업중앙회가 지원하는 업체는 35곳, 무역협회와 서울 강남구가 함께 지원하는 업체는 6곳, 경기 화성시가 지원하는 업체는 6곳이며, 나머지는 개별 참가하는 업체로 전해졌다.

중기중앙회 지원 업체 35곳 가운데 4곳은 직원이 캐리어에 물품을 들고 가서 전시회 참가에 문제가 없으며, 31개 업체는 이날 항공편으로 급히 전시품을 보내 박람회 둘째 날부터 부스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협회 지원 업체 6곳 중 4곳은 미국에 물류창고가 있어 급히 현지에서 물품을 조달했고, 나머지 2곳은 항공편으로 전시품을 다시 보냈다.

한국관에서 다른 한국 에이전트를 통해 참가한 50개 업체는 문제 없이 부스 준비를 마치고 전시회 개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전시회가 사흘 일정이어서 급히 전시품을 미국으로 공수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관 부스가 많이 비는 상황이 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