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임대에 싫증난 회원들 몰려
재산 피해 위험·일정조율 어려운 단점도
돈을 내고 집을 빌리지 않고 내 집과 다른 사람의 집을 일정 기간 바꿔서 휴가를 떠나는 ‘홈 스와핑’이 인기다. 블룸버그뉴스는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무르는 대가로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홈 스와핑이 여행업계에서 화제라고 소개했다.
임대가 아닌 ‘교환’ 으로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매체는 집을 교환하는 플랫폼 4개 모두 회원 수와 교환된 주택 수가 증가, 전년 대비 올해 2~3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홈익스체인지 홈페이지 캡처
▶스와핑 플랫폼= ‘킨드레드’는 2022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초대를 받아야지만 가입할 수 있는 회원제 사이트다. 100개 도시에서 3만채 주택에 액세스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킨드레드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주택 교환 수가 80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킨드레드의 모델은 사용자가 자신의 집에서 다른 회원을 호스팅하며 ‘크레딧’을 얻는 방식이다. 이렇게 얻은 크레딧은 다른 곳에서 숙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연회비 없이, 서비스 수수료로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다.
킨드레드는 7박 숙박을 기준으로 킨드레드를 통해 집을 교환하면 460달러밖에 들지 않지만, 호텔 또는 임대용 주택을 이용하면 2100달러 이상이 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킨드레드 홈페이지 캡처
‘홈익스체인지’는 1992년에 시작된 플랫폼으로, 2023년 홈 스와핑이 53% 증가하며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45개국에서 15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홈익스체인지는 연회비를 내는 멤버십제로 운영된다. 연 220달러를 내는 스탠다드 멤버십이 있고, 연 1000달러를 내고 평균 250만 달러 가치의 ‘럭셔리 주택’ 5000채에 머물 수도 있다. 도시형 펜트하우스, 성, 야생 휴양지 등 다양하다.
‘써드홈’은 고급 주택 소유주들만을 위한 플랫폼을 표방한다. 100개국에 1만7500채의 휴가용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택 가치는 최소 50만 달러. 요트를 포함하면 5000만 달러를 넘어간다.
멤버십 비용은 295달러이며, 스왑 1회마다 서비스 수수료는 주당 495~1395달러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회원 수는 41%, 스와핑 수는 16% 증가했다.
써드홈 홈페이지 캡처
▶장단점= 레이첼 립슨 씨는 2022년부터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집을 다른 이들과 교환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와핑을 통해 4인 가족이 수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녀는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초대 주택 교환 플랫폼 ‘베홈(Behomm)’을 사용해 여행을 다니고 있다. 립슨 씨네 가족은 파리를 포함, 16개 지역의 회원들과 집을 교환했다.
립슨 씨는 “처음에는 좀 부담스러웠다.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내 집에 머물게 하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교환할 사람과 페이스타임을 했는데, 첫인상이 좋아서 교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교환한 주택 중 일부는 에어비앤비 등에 올라오지 않은, 임대용으로 찾을 수 없는 것들”이라며 “친구가 외출 중일 때 친구 집에서 머무르는 것과 같다. 진짜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면서 에어비앤비나 호텔에서의 경험과는 다르다”라고 소개했다.
킨드레드 홈페이지 캡처. 홈 스와핑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써드홈 측은 경기가 침체되면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체의 웨이드 쉴리 창업자는 “우리 회원 중 절반은 단기 임대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임대를 많이 하지 않으면 우리 시스템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주택 임대 서비스 업체에 싫증이 난 회원들이 주택 교환에 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있다.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인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게다가 재산 피해의 위험이 있어 홈 스와핑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옵션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회원들을 잘 조사함으로써 성장을 촉진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킨드레드, 써드홈, 홈익스체인지 등의 플랫폼은 모두 신원 확인, 집 사진 검사, 기타 보안 조치 등 회원들이 심사를 받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또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일정에 맞게 교환할 주택이 나올지 불확실하다. 따라서 일정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집 교환을 자주 하는 소비자들은 “디자이너 소파에 와인을 쏟거나, 전기 주전자를 가스레인지에 올려놓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것들은 빨리 해결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더 큰 위험은 심각한 재산상 피해 또는 신체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부 스와핑 플랫폼은 호스트를 보호하기 위한 보상 금액이 정해져 있으며 관련 정책도 포함돼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