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파리의 밤을 밝힐까.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26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선상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최종 성화 점화를 누가 맡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 성화봉을 들고 메인스타디움을 밝히는 최종 점화는 개최 도시를 상징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엔 복싱 영웅 고(故) 무하마드 알리가 점화를 맡았고,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선 웨인 그레츠키가 성화 점화를 담당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피겨 스타 김연아가 이 역할을 맡았다.
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대부분 마지막 점화를 맡았지만,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가 성화에 점화하면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올림픽을 주최하는 조직위원회는 최종 점화자의 신원을 개회식 직전까지 밝히지 않는다. 성화 주자는 물론 성화 점화 방식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개회식의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파리올림픽에선 누가 성화 점화를 맡을까.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네디 지단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알제리계 프랑스인인 지단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활약해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고, 상징성도 크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4일 최종 점화자를 예측하면서 지단을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이와 더불어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육상 여자 200m와 400m 금메달리스트인 마리 조제 페레크도 후보로 거론됐다. 영화감독 오마르 시와 우주공학자 토마 피스케도 점화자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2015년 11월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를 추모하기 위해 당시 사고 생존자도 후보로 거론했다. 당시 폭탄 테러로 파리에서만 130명이 숨졌다. 프랑스인들에겐 아직도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성화 점화 방식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개회식이 센강 일원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에는 볼 수 없던 방식으로 파리의 밤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표 통신사인 AFP의 한 기자는 “개회식 마지막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개회식이 선상에서 펼쳐지는 만큼 기존에 볼 수 없던 획기적인 방식으로 최종 점화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