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과 관련된 재정 의혹이 여러 건 제기된 가운데, 이 회장이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자 일부 전직 회장 및 한인단체장들이 모여 지난 25일 ‘애틀랜타 한인회 바로 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 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위해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둘루스 한식당에 한인단체장 20여명이 모여 먼저 현 한인회의 문제를 되짚었다.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김백규 한인회장을 비대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백규 위원장은 35대에 이어 36대 한인회장을 맡은 이홍기 회장을 “전 한인회장”이라고 칭하며 “16만 애틀랜타 한인을 대표하는 사람이 공금을 횡령하고도 반성이나 회개가 없다. 갚으면 된다는 식의 행동은 옳지 않다”며 이번 선거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25일 둘루스 한식당에서 가진 비대위 모임에서 김백규 위원장(가운데)가 ‘한인회 사태’가 심각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화의소녀상건립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한인회관에서 철거된 소녀상을 언급하며 “우리 스스로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수치”라고 한인회를 비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 회장의 당선 자체를 무효라고 봐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퇴진하게 하는 것이 중점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며 탄핵, 총회 소집 등의 절차를 검토했다. 한인회 회칙 제4장 11조 2항에 따르면 정회원 100명 이상의 서면요청이 있을 때 회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때 ‘정회원’이란 “현재 국적을 불문하고 광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의 한국 혈통”을 말한다.
비대위에는 김백규, 김경환, 김의석, 오영록, 은종국, 최영돈 전 한인회장을 비롯해 이국자 전 한인회자문위원장, 권오석 조지아체육회 회장, 한오동 애틀랜타-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장경섭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장, 박남권 OKTA 애틀랜타지회장, 김경호 호남향우회 전 회장, 이강하 조지아애틀랜타뷰티협회장, 박건권·윤모세·이경철· 전 한인회관관리위원, 송효남 미동남부월남참전유공자회 회장, 송지성 세계기독교총연합회 이사장, 위자현 변호사, 김형률 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이사장, 라광호 전 한인회 부회장, 천경태 장애인체육회 회장이 포함됐다.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이 지난해 한인회 공금을 전용해 36대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공탁금으로 썼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또 회관 보험금 15만 달러를 받고도 재정보고를 하지 않은 점 등이 쌓이며 한인들의 신뢰를 잃었다. 이 회장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장은 사퇴 생각이 없다”며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