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소 늘려 열 위험 대비해야
15년 내 야외 건설노동 중단될 수도
한여름 ‘핫틀랜타’로 불리는 애틀랜타의 기온이 해를 지날수록 높아지며 주민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최근 ‘기온 오르며 건강 위험도 상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사람들이 더위와 습도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애틀랜타는 거의 5년 만에 처음으로 100도를 기록하는 등 기후 변화를 실감케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는 매년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전국적으로 약 1200명에 달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 보건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조지아에서 205명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 AJC가 입수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온열 질환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횟수는 3만5000건 이상 보고됐다. 응급실 방문 환자 중 55.7%는 백인, 38%는 흑인이었다. 매체는 “미국 인구의 약 31%가 흑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또 앞으로 온열 질환 사망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또 AJC가 지난 5년간의 부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람 중 노숙자, 더위 속을 떠돌아다닌 치매환자, 실외에서 마당일을 하던 노인, 더운 차에 남겨진 어린아이 등이 파악됐다.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중교통 이용자, 노숙자 등 소외계층에게는 더위 경고를 받더라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선택권이 거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 소외 계층은 에어컨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브라이언 스톤 주니어 조지아텍 교수는 “기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기상관측소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8~20도씩 기온이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이를 분석해서 보고하는 관측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공항에 있는 기상관측소 한 곳에서 측정된 기온만을 안다면, 다른 지역과 상대적으로 더운 일부 도시 열섬 지역에서는 열 위험에 대비할 수 없다.
스톤 교수는 이어 최근 몇 년간의 온난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애틀랜타는 약 15년 안에 87도의 습구 온도(Wet-bulb temperature)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습구 온도란 온도, 습도 등의 기타 요인의 조합이 너무 강해서 젊고 건강한 사람이 야외에서 가벼운 활동을 한 시간만 해도 열사병에 걸릴 수 있는 온도를 말한다.
스톤 교수는 “이런 환경에서는 쓰레기 수거도 안전하게 못 할 것. 건설 작업도 할 수 없어 도시가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