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여파로 대형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늘면서 미국의 주택 화재보험료가 매년 가파르게 올라 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CN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기상이변으로 대형 산불이나 폭풍, 홍수 등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진 가운데 보험사들이 늘어난 보험금 지급 부담을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탓이라고 CNBC는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 보험 중개업체 폴리시지니어스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2023년 5월 새 1년 간 미국 내 주택 화재보험료는 평균 21% 급등했다.
보험사들이 늘어난 비용을 이유로 들어 보험료를 인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자연재해가 보험료 인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명확하다.
하버드대학 주거연구 공동센터의 카를로스 마틴 디렉터는 “주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해의 위험 수준이나 종류가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며 “현재 주택 보유자는 물론 보험사들조차 이를 보험 통계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를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료 증가가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회계법인 KPMG의 스콧 샤피로 미국 보험 부문 책임자는 “기후와 관련한 위험 노출의 증가하고 있는 데다 과거 데이터가 향후 보험 손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보험업계에) 최대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불확실성 커지다 보니 지역에 따라선 주택화재보험 가입을 아예 거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은 대형 산불 여파로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택 화재보험 신규 보험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부 주택 보유자들은 최후의 보루로 주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보험에 기대기도 한다고 CNBC는 전했다.
캘리포니아 웨스턴 로스쿨의 케니스 칼라인 교수는 “공공보험은 민간 보험사들과 다른 보험통계에 기반해 운영되기 때문에 보장 범위가 넓지 않은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