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가짜 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영상 속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이 결국 토론에서 노망이 든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해리스의 모습에, AI 딥페이크 목소리를 입힌 것이었다. 이 ‘가짜 영상’은 1억2300만회의 조회수를 올렸다.
‘가짜 해리스 영상’ 사건은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가짜뉴스 문제(artificial news, disinformation)를 극심하게 드러낸 사례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는 AI 딥페이크와 정보조작을 조심할 것을 경고했다.
AI가짜뉴스는 세계적인 추세다. 캘리포니아 커먼 코즈(California Common Cause) 사무국장 조다난 메타 스타인 (Jonathan Mehta Stein)은 “이미 방글라데시, 슬로바키아,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인도 등 선거에서 AI 딥페이크와 정보조작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최근 인도 총선에서는 수백만건의 딥페이크 뉴스가 유권자들을 ‘폭격’하고 있으며, 너도나도 딥페이크를 만들어 양심적인 후보조차 상대와의 경쟁을 위해 딥페이크를 뿌리는 추세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도 가짜뉴스는 예외가 아니다. 지난 7월 초 연방법무부는 미국인으로 가장해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인공지능(AI) 생성 소셜미디어 봇 프로필 1000여개를 적발했다. 또한 D.C. Weekly, New York News Daily, Chicago Chronicle, Miami Chronicle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가짜 지역뉴스 웹사이트를 적발했는데, 이들은 러시아 주도로 AI에 의해 생성된 웹사이트였다.
넘쳐나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처 방법은 무엇인가. 스타인 사무국장은 “진짜 뉴스가 가짜뉴스에 대한 해답이다. 특정 정당, 후보에게 너무 유리한 이미지나 비디오를 보게 되면 다른 언론을 참조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 계단에서 넘어지는 영상이 카카오톡에 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한인들은 AP,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혹은 중앙일보 등 신뢰할 수 있는 한인언론에 확인해볼 수 있다. 만약 이들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면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AI가짜뉴스를 퇴치하기 위한 비영리단체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나이트 재단(Knight Foundation)이 올해 선거 보도를 위한 U.S. 뉴스룸에 제공하는 무료 제공하는 선거 허브(Election Hub), 허위 정보 대응(news-sharing software and initiatives) 소식 공유 소프트웨어 및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비영리 조직 메단(Meedan) 등이 있다.
중국계 커뮤니티는 팩트체크 사이트 피야오바(Piyaoba.org)를 만들어 허위정보 문제에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 ‘어퍼머티브 액션을 지지하는 중국계들’(Chinese for Affirmative Action)의 매니저 니우 징시아(Jinxia Niu)는 “현재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가짜 AI 인플루언서가 팔로워들에게 가짜 제품을 강매하는 사기가 유행하고 있다. 가짜 인플루언서가 가짜 선거 정보를 퍼뜨린다면 상황은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새롭게 나타난 기술 AI는 우리의 삶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감쪽같은 가짜뉴스에 악용되기도 한다. 중앙일보와 같은 한인언론의 존재 의미는 여기에 있다. AI가짜뉴스가 판치는 오늘날, 객관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한국어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중앙일보 등 한인언론의 중요성을 한인들이 이해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