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0.75%포인트 금리 인하 예상 확률 6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9월 금리인하’ 시사 발언을 시장의 입맛에 맞게 해줬다.
파월의 발언이 너무 듣기 좋았는지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에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를 인하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 번인 9월 회의 때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경제지표가 총체성을 갖는지,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지, 물가 상승률 둔화와 견고한 노동 시장 유지 사이에서 위험이 균형을 맞추고 있는지가 문제일 것”이라면서 “이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르면 9월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또 통화정책 결정문도 이전에 비해 표현을 수정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서는 ‘높은'(elevated) 대신 ‘다소 높은'(somewhat elevated)으로 바꿔 표현 강도를 누그러뜨렸고,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는 기존 표현은 “두 정책 목표 양측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바꿨다. 연준의 또 다른 목표인 고용 유지에도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고용시장이 안정되려면 금리가 높으면 불리하다.
9월에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현재로서는 0.5% 포인트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향후 기준금리 동향을 반영하는 금리 선물 가격은 파월 의장이 노동 시장이 예기치 않게 약화될 경우 연준이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자 0.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파월 의장 연설 전에 9월 빅스텝 가능성은 5%로 반영됐지만 연설 후에는 17%로 높아졌다.
빅스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은 연준이 올해 남은 3차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총 0.7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도 반영한 것이다. 연말까지 0.75% 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63% 확률로 반영돼 있다.
연준은 올해 9월과 11월, 12월 FOMC를 열게 되는데 이 3차례 회의에서 0.75%포인트를 내리려면 0.25%포인트씩 내리는 베이비스텝을 3번 밟거나, 빅스텝 한번, 베이비 스텝 한번, 동결 한번을 해야 가능해진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는 “파월의 기자회견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면서 “결국 모든 데이터는 파월이 인정했듯이 이미 그가 보고 싶어 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도 “파월은 모든 카드를 보여주지 않는 데 더 능숙해졌다”면서 “파월은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계속 얘기하지만 결국 시장은 9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