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반려견을 위한 고가의 향수를 출시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는 반려견용 향수 ‘페페’를 100㎖ 1병당 99유로(약 108달러)에 내놓았다. 대형 패션브랜드 업체 가운데 반려견 향수 시장에 진출한 것은 돌체앤가바나가 처음이다.
돌체앤가바나는 ‘페페’라는 상품명이 설립자인 도메니코 돌체의 반려견 중 한 마리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돌체의 충실한 동반자였던 페페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돌체앤가바나는 페페 개발에 유명 조향사와 수의사, 동물행동 전문가, 애견인 등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돌체앤가바나의 대표 향수인 ‘발망’과 ‘파코라반’ 제품을 만든 파리의 거장 조향사의 손길도 거쳤다. 또 알코올 성분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제품으로 안전성 검사와 수의사들의 승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페페에 들어있는 향수 성분인 일랑일랑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열대 나무 카난가 오도라타(Cananga odorata)에서 유래한 방향유로 샤넬 넘버5에도 함유되어 있다고 돌체앤가바나는 설명했다.
그러나 더타임스에 따르면 한 수의사는 일랑일랑꽃과 백단유의 혼합인 향수가 반려견들을 짜증 나게 할 수도 있다면서 “돈 낭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동물복지 단체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복지대사로 활동해 온 동물 전문 수의사 파비안 리버스는 향수를 뿌려도 반려견들이 서로의 냄새를 맡는 데는 문제가 없겠지만 향수 냄새를 싫어하거나 산만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유층이 돈을 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까지 “이솝에서 애견용 샴푸를 43달러에 팔았고, 반려견을 위한 목욕용품은 15달러 안팎이었다”고 비교했다.
한편 전 세계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현재 연간 32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2030년께에는 반려동물용 고급 의류와 장난감 매출 증가에 힘입어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앞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펫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구찌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에서 새롭게 출시된 제품들로 구찌 로고 장식이 더해진 목걸이나 하네스, 가죽 리쉬(개 줄) 등 액세서리는 물론 구찌의 상징적인 프린트로 꾸며진 먹이 그릇과 커버, 분리되는 세라믹 그릇과 케이스, 매트 등도 있다.
하네스는 400-500불대, 먹이 그릇은 650불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800불대 미니 카우치(소파) 등 집 꾸미기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한국 중앙일보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