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8000달러 지출 증빙자료 제출해야”
올초부터 한인회관 보험금 보고 누락, 공탁금 공금 전용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애틀랜타 한인회가 9일 이번에는 전임 건물관리위원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인회는 9일 ‘한인회관 기부금 중 14만 8000달러. 미스터리의 중심에 선 전 건물관리위원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인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백규 전 건물관리위원장을 필두로 사퇴한 위원들이 주패밀리재단으로부터 받은 40만 달러에서 지출한 14만8000달러의 사용내역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한인회는 “이홍기 회장이 관련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증빙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김 전 위원장과 나머지 위원들에게 “지금이라도 정확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11월18일 주중광 박사 내외가 이홍기 한인회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한인회 제공 사진.
전 건물관리위원회의 사용내역 중 특히 음향기기 구입과 설치비용이 도마 위로 올랐다. 한인회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10년 전에 구매한 내역도 오늘 서면으로 출력할 수 있는데, 한인회가 받은 것은 엑셀로 작성된 물품 내역이 전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 건물관리위 위원들은 한인회 집행부에 대한 신뢰 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8월 집단사퇴를 발표했다. 김백규 전 위원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회관 강당의 음향 및 조명 보수 과정에서 입찰 절차 없이 관리위원에게 음향·조명시설 시공을 맡긴 것을 빌미로 이홍기 회장을 비롯한 한인회 집행부와 ‘잡음’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2023년 8월 25일자 A1면 보도)
이후 이 회장과 사퇴한 건물관리위원들 사이가 틀어지면서 각종 재정 의혹이 불거졌다. 전 관리위원들 중심으로 지난 2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인회장이 보험금 15만 달러를 가로챘다”고 주장했으며, 이 회장의 5만 달러 공금 전용 사실이 밝혀지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비대위는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였다. 김 전 건물관리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끌고 있으며, 오는 17일 임시총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한인회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 한인회 건물관리위원회 위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자칭 ‘비상대책위원회’가 진행한다는 임시 총회 모임은 아무런 효력이 없음을 공지한다”고 반박했다. 또 “한인회를 흔들고 사유화하려는 음해 세력들의 불법 모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비대위는 한인회 회칙 제4장 11조 2항(정회원 100명 이상의 서면요청이 있을 경우 회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규정)을 언급하며 “회장 선거가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회장이 임명한 임원들도 모두 무효다. 따라서 한인회는 현재 무정부 상태라고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29일 기준 261명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애틀랜타한인회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