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연체율 전국 5번째 높아
부동산 가치 급락, 헐값 매각 확산
‘상업용 부동산(CRE)’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제의 가장 큰 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오피스 공실률이 여전히 30%를 웃도는 가운데 오피스 대출 부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에 따르면 8월 현재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 연체 규모는 7건에 3억 89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CMBS 연체건수의 19%가 애틀랜타에서 발생했다. 전국 대도시권 25곳 가운데 연체율 상위 5번째다. 지난해 5월 애틀랜타 지역의 CMBS 연체 비중이 7%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메트로 지역 오피스 소유주가 빌린 총 475억 달러의 3분의 1이 CMBS 대출에 해당한다. 트레프는 내년 말까지 16개 건물, 총 4억 1400만 달러의 대출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대출 부실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텅 빈 사무실 때문이다. 재택근무와 고금리 장기화로 애틀랜타 오피스 공실률은 2022년 1분기부터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공실률은 32.6%로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애틀랜타 로펌 버앤포먼의 에리히 둘라허 파산 전문 변호사는 “공실 위기는 B또는 C등급의 오래된 건물에 집중됐다”며 “노후화된 사무실 또는 치안이 좋지 않은 도심 지역 건물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임대 수익이 고갈되면서 상업용 부동산들의 ‘헐값’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애틀랜타 미드타운에 위치한 52만 6000스퀘어피트(sqft) 규모의 오피스 빌딩 ‘프로시니엄’은 최근 7년 전 매매가보다 43% 낮은 8300만 달러에 팔렸다. 귀넷 카운티의 슈가로프 코퍼리트 센터(SCC) 역시 7월에 이전 판매가 대비 25% 하락한 32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이 건물은 임대차 계약율이 88%로 양호한 수준임에도 시장 침체로 인해 부동산 가치가 급락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부실은 부동산 소유주와 은행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위기로도 연결된다.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지방세와 교육세 징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산세 수입이 줄어든다. 세수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선 주거용 주택 세율을 올리거나 공공 서비스를 축소해야 한다. 특히 대출 상환 미이행으로 강제 압류 또는 매각될 경우 지역 부동산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