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맛을 좌우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원두 품종과 신선도는 가장 기본 요소다. 생두를 어떻게, 얼마나 볶느냐를 결정하는 로스팅도 중요하다. 약한 로스팅에서는 신맛이 두드러지고, 강하게 볶으면 쓴맛이 나타난다.
그라인딩과 블렌딩도 빼놓을 수 없다. 원두를 얼마나 분쇄했느냐, 어떤 원두를 어떤 비율로 섞는가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물과 온도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런 7가지 요소 외에 최근 또 하나 추가된 것이 있다. 로스팅한 원두를 한 번 더 가공해 원두를 감싸고 있는 왕겨(chaff)를 제거함으로써 커피 고유의 맛과 풍미를 한 차원 더 높이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센터 컷 커피(center cut coffee)’라고 하는데, 그런 커피를 생산하는 애틀랜타 한인업체가 있어 화제다.
디케이터에 본사를 둔 커피 가공업체 크레매틱스 랩(Crematics Lab, 대표 임성재)이 바로 그 곳으로, ‘센터 컷 커피 채플리스(Center Cut Coffee Chaffless)’라는 브랜드로 커피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성재 대표가 왕겨를 제거한 원두를 보여주고 있다.
임성재 대표는 “5년 이상의 연구 끝에 로스팅한 원두에서 왕겨만 추가로 제거하는 독자 설비를 개발했다”면서 “이렇게 가공한 커피를 지난해부터 펩시음료에 제공하고 있고, 코스트코나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 납품을 위해 시제품을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에 따르면 커피 원두에서 겨를 제거하면 일반 원두보다 쓴 맛이 덜하고 훨씬 부드러워진다는 것. 또 로스팅 과정에서 방출되는 유해한 오일이나 화합물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으며, 겨가 없는 원두로 내려 마시는 커피는 향과 맛이 일정하고 커피 원두 고유의 풍미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커피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더 깨끗하고 순수한 커피 맛을 갈구하는 애호가도 계속 늘고 있다. 그만큼 커피 업체들의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겨를 제거한 ‘센터 컷 커피’는 제품 라인의 차별화라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코스트코,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 납품을 목표로 포장된 크레매틱스 커피 랩 시제품.
크레매틱스 랩은 현재 150년 된 커피 가공업체 ‘애틀랜타 커피&티 컴퍼니’와 손잡고, 왕겨를 제거한 커피를 생산 중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 미국의 주요 커피 소매업체나 유명 메이커에도 우리가 개발한 가공 설비를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반 소비자를 위해 ‘채플리스 커피’라는 브랜드의 전문 체인점도 구상 중”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성재 대표가 로스팅 하기 전 쌓아놓은 원두 자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웹사이트 www.crematics.com / 이메일 syim@crematicslab.com / 주소: 5400 Truman Dr. Decatur, GA 30035 / 문의 770-658-0006 /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