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페이팔·MS 등 상위권 10개 업체 13만건
2억불 피해 사칭 업체 연락해 확인 필요
#.대학생 장모군은 페이팔 이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1299.99달러가 청구됐다는 내용이었다. 스캠일까 싶어 자세히 들여다봤지만 이메일 포맷은 물론 발신자도 페이팔이었다. 내용 중에 보낸 사람을 모르거나 사기로 의심된다면 페이팔로 신고하라며 전화번호도 있었다. 혹시 몰라 전화번호를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필리핀에 거점을 둔 사기범들이 사용하는 전화번호 중 하나였다. 스캠 신고를 한 후 이메일 발송자를 차단했는데 이전에 수신됐던 페이팔 공식 이메일까지 차단돼 할 수 없이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페이팔을 사칭한 스캠 이메일. 이메일 포맷부터 발송자까지 모두 페이팔과 동일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 및 송금이 잦아지면서 이를 이용한 각종 사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명 업체들을 사칭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정교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사기범죄에 사칭된 업체 톱10 리스트에 따르면 베스트바이가 5만2000건으로 10개 업체 총 13만2000건의 39.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아마존이 3만4000건 (25.8%), 페이팔 1만건(7.6%) 등 2,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퍼블리셔스 클리어링 하우스(PCH)가 각각 7000건, 노턴/라이프록 6000건, 애플 5000건, 컴캐스트/엑스피니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각각 4000건, 웰스파고 3000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10개 업체를 사칭해 발생한 사기 피해액은 총 2억8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사칭한 피해액이 6000만 달러로 전체의 28.8%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으며 PCH가 4900만 달러(23.6%)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개 업체 사칭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1억900만 달러로 전체의 52.4%를 나타냈다.
이어 아마존 1900만 달러를 비롯해 애플 1700만 달러, 페이팔 1600만 달러, 베스트바이 1500만 달러, 노턴과 웰스파고가 각각 1100만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800만 달러, 컴캐스트 200만 달러 순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 사칭을 통한 사기 수법으로는 이메일, 문자, 전화 등을 통해 수집한 개인, 금융 정보로 돈을 편취하는 것으로 페이팔, 캐시앱, 젤 등 송금 앱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페이팔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발생한 사기 피해의 41%가 이메일이나 텍스트로 진행됐다.
FTC는 이 같은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서 스마트폰 및 컴퓨터의 OS 및 보안 소프트웨어를 항상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하고 각종 어카운트 접속 수단을 암호뿐만 아니라 패스코드, 보안 질문 등도 함께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 밖에도 수상한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경우 제공된 링크를 절대로 클릭하거나 접속하지 말고 사칭된 업체에 직접 연락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LA지사 박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