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 부터 고국의 역사 교과서 미국의 지리에서 많이 보고 들어 우리 모두가 잘알고 있는 미시시피강을 수십년 동안 지나 다녔지만 자세히 보지는 않고 ‘여기가 미시시피강이구나’ 하고 지나치는게 다반사였다. 직업상 휴가 일정이 빠듯하다보니 그저 수박 겉 핥기로 보는게 전부였다. 언젠가 주 경계선 철교에 있는 강변 공원에서 잠깐 쉬어본게 전부였다.
이번에는 뉴올리언스에서 오랫동안 지낼 기회가 생겨 박물관과 역사관을 자세히 둘러보면서 모든 것을 정확하게 보고 듣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미시시피 강변을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영욕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미시시피강 길이는 3734Km 이지만 미주리주 상류로 올라간 제퍼슨강을 합치면 6275Km에 달하는 거대한 길이를 자랑한다. 미네소타주의 북쪽에서 발원해 마지막 구간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타운을 지나 멕시코만으로 굽이치며 흘러든다. 미국의 동서를 가르며 그모든 것이 바다에 합쳐지는 모습은 정말로 대장관이 아닐 수 없다. 뉴올리언스의 미시시피강 상류에 형성된 바다 같은 폰트차레인 호수(Lake Pontchartrain CSWY )의 장대교는 23마일로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이며, 차로 약 30분을 달려야 지나게 된다.
2005년 8월30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1956년 건설된 다리인데 그렇게 강력한 폭풍우에도 끄떡 없었다니 그 시절에 어떻게 거대하고 견고한 4차선 다리를 건설하였나 하는 의문이 든다. 미국의 대단한 토목기술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
며칠전 오랫만에 날씨도 화창하게 맑은 날씨에 우리 부부는 강변 의자에 않아 오랜 시간을 요즘 고국의 젊은이들 말로 ‘멍때리는'(Space out) 시간을 가졌다. 얼마 전에는 서울 한강변에서 멍때리기 대회가 있었다고 해서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는데 직접 새로운 곳에서 경험해보니 가끔은 어디서나 그것도 필요할 듯하다. 미국의 동서를 가로질러 대동맥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지금도 말없이 굽이굽이 멕시코만으로 흘러드는 그 웅장함은 이루 말할수 없다.
가끔 오해 여행하다 보면 우리들의 삶의 끝자락에서는 확실히 가끔은 긴 여행이 필요한 듯 하다. 물도 고인 물은 썩어 안좋은 것이 번식하듯 사람도 좁은 곳에서 매일을 같은 생활 속에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흉허물이 가라 않아 침전된다. 거대한 미시시피강이 그 먼길을 쉼없이 흘러 내려 오면서 말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 더 큰 바다로 흘러가듯 오랜만의 긴 여행에서 그 모든 잡생각을 마음 속에서 흘려보냈다. 마음 속에 가라 앉은 모든 생각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비워내는 지혜의 시간이 되었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느슨한 여행을 즐긴다면 행복과 즐거움이 두배로 늘어 나는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