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에 수년째 시달리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쇼핑 패턴을 바꾸고 있다.
비싸고 큰돈 들어가는 건 안 사고, 꼭 필요한 물건만 할인점에서 산다는 주의다.
이런 변화는 소매점들의 실적에서 잘 나타났다.
대형 소매업체인 타깃은 21일 지난 2분기 매출이 2.74% 늘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도 42.78% 증가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이날 타깃 주가는 10% 급등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상품 판매가격 인하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던 타깃은 고객 유치를 위해 구매빈도가 높은 5천개 상품의 가격을 인하했고 그 전략이 들어맞았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매장 방문객은 2분기에 3% 증가했고, 쇼핑객들은 의류와 같은 일상용품도 구매했다.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복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여전히 상품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매업 분석업체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조셉 펠드먼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소비를 지속하면서 임의 소비재도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매 컨설팅 회사 글로벌 데이터의 닐 손더스 전무도 뉴욕타임스(NYT)에 소비자들이 개학 시즌을 맞아 저렴한 상품을 찾고 있다면서 타깃의 할인 전략은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말했다.
다른 할인점들도 선전했다.
1년 이상 영업한 월마트 미국 매장 매출은 지난 분기 4.2% 증가했다.
할인매장 TJ맥스와 마셜의 모기업 TJX도 2분기 매출이 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회사 주가는 이날 5% 상승했다.
이에 비해 고객을 할인점에 빼앗긴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분기 매출이 4% 감소했다고 발표하고 올해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날 메이시스 주가는 13% 가까이 급락했다.
소비자들이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면서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 수리·리모델링 용품 양판점인 홈디포와 로우스(Lowe’s)도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비교적 큰돈이 들어가는 집수리는 뒤로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 홈디포 관계자는 주택 소유주들이 집수리에 나서기 전에 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점점 더 신중하고 분별 있는 소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