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좋아하시는 두 가정이 레드 톱 마운틴 주립공원에서 캠프를 하며, 8월 둘째 주 화요일에 캠핑장에 하루 와서 자연을 즐기라고 초청했다. 초청에 응한 5쌍의 부부 중에 우리 부부도 끼었다. 우리 부부는 다른 분이 운전하는 차로 둘루스 집에서 2시간 운전해서 캠핑장에 도착했다.
전에 철 광산이어서 철분이 많은 붉은 흙 때문에 붉은 산 꼭대기란 이름이 붙여진 공원은 12,000 에이커의 큰 알라투나 호수 주변을 울창한 숲으로 채웠다. 다양한 등산길, 정구 피클볼을 칠수 있고, 호수의 수영과 뱃놀이와 낚시, 많은 캠핑장, 캐빈들과 유르트(Yurt)라는 천막집을 빌려 밀림 속 호수가에서 휴식과 힐링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는 공원이다.
공원에 도착해서 캠핑장을 찾을 때 산 속에서 피클 볼을 치는 사람들이 보였다. 차를 대고 나가보니, 우리를 초청한 두 쌍의 부부와 먼저 도착한 두 쌍의 부부들이 피클볼을 치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남자들 둘이 피클 볼에 참가하고 여자들은 산속 숲에서 만나 이야기 꽃을 피웠다.
피클 볼 게임이 끝나고 일행 7쌍의 부부는 먼저 와서 캠핑 하는 분들의 캠프그라운드로 갔다. 캠프장엔 천막 침실과 캠핑 카 침실이 있고, 피크닉 테이블 위에는 음식재료들이 쌓여 있고, 7쌍 14명이 앉을 야외 의자들도 나무그늘 밑에 놓여 있고, 그네 침대인 햄록도 큰 나무에 매여 있다.
캠핑장 아래로는 호수 물이 햇빛에 반짝이고 모터보트들이 오간다. 전기와 수돗물이 캠프장에 있어 여자분들은 즐겁게 대화하며 커피와 음료수도 준비하고 점심 식사도 준비한다. 남자들은 나무 그늘 밑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겨우 해발 326m 높이의 산인데도 가을이 먼저 와 나뭇잎들을 흔드는 시원한 가을바람을 즐겼다.
하루 빌리는 데 100달러 하는 징기스칸의 천막 같은 유르트를 가 보았다. 원뿔형의 동그란 천막 안을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천막 안에는 침상과 테이블 의자가 있다. 에어컨도 계속 돌아간다. 나무 마루위엔 의자들이 있고 끝에는 난간이 있어,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마당에는 수돗물과 화덕, 야외의자들과 피크닉 테이블이 있다.
점심식사는 너무 풍성했다. 삼겹살, 불고기, 돼지고기들이 따끈하게 즉석에서 구어지고, 각 가정에서 가져온 신선한 채소, 과일들, 반찬들과 먹거리들이 풍성하고 다양하다.
모두들 점심을 먹고나서 쉬었다. 나는 야외용 의자를 두개 붙여 놓고 눕듯이 앉아 나무그늘 밑에서 시원한 산들 바람을 즐겼다. 나무 잎을 흔들던 산들바람이 내 뺨과 벗은 팔과 다리를 간지럽히더니 나를 깜빡 잠들게 했다.
남자들 몇 명은 고무 카약을 타고 호수위로 노 저어 갔다. 나는 호숫가를 걸었다. 호수가는 바위로 된 부분이 있고, 조금 가다 보니 모래밭이 있다. 모래밭에서 신발 양말을 벗고 맨발로 모래밭을 걸었다. 발과 발가락들이 시원하다.
물 모래에서 찰싹찰싹 걸으니 흙탕물이 생기고, 흙탕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모여든다. 물 모래에서 고동이 보인다. 집어 올리니 어릴 때 한강에서 잡던 엄지 손톱만한 까만 고동, 고동을 물에 던져 놓아주었다.
모래밭을 걷다가 시간이 좀 지난 것 같아 서둘러 발을 닦고 신발을 신고 나서서 캠프장 쪽으로 갔다. 사람 찾는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아차, 내가 너무 오래 물 모래를 걸었나?
소리나는 쪽으로 서둘러 갔더니 한 분이 나를 보고 “별일 없지요?” 한다. “아 아무일 없어요!” “한동안 안보여서 찾았어요.” “미안합니다.” 캠핑그라운드로 오니 모두들 나를 본다. “어디가면 전화기를 가져가야지!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면 진심으로 해야지!” 아내가 야단친다.
햄록이 비어 거기에 드러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은 나뭇잎들로 가렸고, 파란 하늘 조각들이 일렁인다. 산들바람이 높은 나뭇가지도 흔든다. 저쪽에서 여자들 말소리가 들린다. 가끔은 웃음이 폭발한다. 일곱 여자분들이 만나 아침부터 저녁 때까지 끝없이 계속되는 소리. ‘그래 여자들은 하루종인 저렇게 입을 놀려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가야. 그런 기회가 힐링의 기회인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깐 잠이 들었다.
남자들 몇명은 피클 볼을 치러 가고, 나는 혼자서 호수가를 더 걸었다. 물가 흙이 물에 씻기어 나가고 뿌리가 들어난 소나무 둘이 서로 뿌리를 얽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보살피는 모습도 보인다. 처음 보는 꽃도 보이고, 엄지 손톱만 한 작은 개구리도 보인다. 여기 저기 캠프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모터 보트 갑판에 벗고 누어 선탠을 하는 백인 부부도 보인다.
저녁 식사 후 초청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오는 차에 탔다. 숲속에서 하루는 자연이라는 본향에 다녀온 기분이다. 우리도 언제 가족들이 호숫가 캐빈을 빌려 다 모여서 오붓한 숲속에서 회복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