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애틀랜타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수혜자 재심사에서 탈락한 주민이 80만명에 달한다. 전국 50개주 가운데 8번째로 높은 탈락률이다.
메디케이드 수혜자격 재심사(Medicaid unwinding)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4년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전체 가입자 8300만 명 중 약 2300만 명이 보험 혜택을 잃었거나 잃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지아주 메디케이드 탈락자의 74%가 필수서류 누락, 또는 연락처, 주소 등 행정절차의 이류로 탈락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보험 탈락의 69%가 자격 미달이 아닌 서류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2024년 4월 기준, 재심사 이후 메디케이드에서 탈락한 2000만 명 중, 거의 4분의 1이 여전히 무보험 상태였다. 서류 누락은 행정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특히 영어로 된 서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한인 등 이민자들이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를 못해서 메디케이드를 잃었다는 것은 관료주의적 행정절차의 폐해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의 캐서린 햄프스테드(Katherine Hampstead) 선임 정책 고문은 “관료주의적 절차로 인해 자격을 갖춘 수혜자조차 지난 1년간 대규모 보험 탈락 현상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메디케이드 탈락의 두번째 이유는 소득 수준이 높아서(26%)였다. 다시말해 저소득층이 가구 소득이 약간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메디케이드를 잃었다는 것이다. 조지아주는 메디케이드 자격이 타주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조지아주는 올해 3인 가족 기준 연소득이 9821달러를 넘으면 메디케이드에서 탈락했다. 조지아 주정부는 플로리다, 텍사스,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10개주와 함께 연방빈곤선(FPL) 한도를 확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PL이 확대된 나머지 40개주는 3인가족 기준 연소득 3만5623달러 이하이면 메디케이드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저소득층과 소수자 커뮤니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햄프스테드 고문은 “조지아 등 10개주는 200-300만 명이 ‘너무 가난해서’ 일반 의료보험 보험에 가입할 수 없지만, 정작 메디케이드도 받을 수 없는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와 청년층의 무보험률도 심각하다. 미국내 18-34세 청년층의 약 30%가 무보험 상태로,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며 전체 무보험자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청년 옹호 비영리단체 ‘영 인빈시블스’ (Young Invincibles)의 마사 산체스(Martha Sanchez) 정책옹호 이사는 “미국 노동력과 경제의 미래인 젊은이들의 건강 상태가 퇴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동의 메디케이드 등록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메디케이드 재심사 이후 18세 미만 어린이의 메디케이드 등록이 550만 명 감소했다. 조지타운 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의 아동가족센터 사무총장인 조안 앨커(Joan Alker)는 “탈락된 어린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자격이 있다. 특히 지금 새 학기를 맞아 다시 메디케이드 등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케이드 재심사 탈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등 이민자들의 언어로 등록 지원, 주정부가 갖고 있는 세금 정보 등을 이용한 자동 메디케이드 갱신, 서류미비자 등 취약층에 대한 지속적인 메디케이드 제공 등의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가입자들이 자신의 메디케이드 혜택을 100% 활용할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비영리단체 UnidosUS의 스탠 돈(Stan Dorn) 국장은 제안했다.
메디케이드는 현재 한인 노인과 저소득층의 의료접근성을 책임지는 중요한 제도다. 선거철을 맞아 메디케이드에 대한 연방 및 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