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넘는 중산층이 은퇴연령을 지나서도 계속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미은퇴연구센터(TCRS)가 28일 중산층 57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성인 중 52%는 65세가 지나고 나서도 계속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소득은 연소득 5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사이였다.
은퇴연령이 지나서도 일을 계속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 압박’이었다. 80%에 가까운 응답자가 은퇴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보험업체 노스웨스턴 뮤추얼은 보고서를 통해 은퇴자들은 최소 150만 달러가 있어야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은퇴계좌의 평균 잔액은 6만6000달러에 불과했다.
401(k)에 의존하는 많은 근로자가 직장을 잃거나 급한 사정으로 돈이 필요한 경우 직장 연금에 납입을 하지 못해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은퇴자금을 모으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01(k)의 경우 자율적으로 저축금액을 설정하기 때문에 많은 가입자가 납입비율을 낮추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급전이 필요한 경우, 패널티를 감수하고 401(k)에서 돈을 인출하거나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CRS의 조사에 따르면 401(k)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조기 인출을 해봤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30%를 훌쩍 넘었다.
또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이후의 생활이 이전보다 더 길어진 것도 은퇴자들이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다. TCRS의 캐서린 콜린슨 최고경영자(CEO)는 “65세에 은퇴를 한다면 이후 평균 25년은 더 살아야 한다. 이는 곧 은퇴생활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0대 이후에도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무시 못 할 수준이 됐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10명 중 2명은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77세 래리 게식은 CBS와 인터뷰를 통해 “70대 중반에도 매일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개탄했다.
콜린슨 CEO는 “중산층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을 다니는 은퇴를 꿈꾸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은퇴 이후에도 일하는 것은 점점 더 일반적인 것이 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LA지사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