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테니스 그랜드 슬램 대회 US 오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칵테일이 1천만불이 훌쩍 넘는 매출을 올렸다.
3일 CNN 방송에 따르면 US 오픈에서 판매되는 칵테일 ‘허니 듀스’의 매출은 오는 8일 대회 종료 전 1000만 달러를 넘길 예정이다. 이 술의 매출액은 올해 남녀 단식 우승자가 받는 총 상금 720만 달러(각각 360만 달러)를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다.
CNN은 “US 오픈에서 모두가 마시고 있는 1000만 달러짜리 칵테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허니 듀스에 대해 소개했다. 보드카와 레모네이드, 라즈베리 리큐어를 섞은 것으로 멜론 과육 세 조각을 테니스공 모양처럼 동그랗게 본떠 장식하는 게 특징이다.
US 오픈의 공식 파트너인 보드카 업체 그레이구스가 2007년 한 바텐더에게 “그랜드 슬램 대회를 위한 보드카 칵테일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해 탄생했다. 이후 지금까지 220만잔 넘게 팔렸으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판매량인 46만여잔을 기록했다. 당시 할리우드 인기 스타 티모시 샬라메와 카일리 제너가 이를 나눠 마시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음료는 올해 자체 판매량과 매출 기록을 모두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테니스 협회는 올해 100만명의 팬을 US 오픈에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는 56년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 수다. 실제 티켓에 웃돈이 붙어 판매되는 만큼 대회 상징으로 여겨지는 칵테일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CNN은 지난 5년간 4번이나 단행된 가격 인상에도 허니 듀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달러 비싼 23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그레이구스의 알레코 아즈케타 마케팅 부사장은 칵테일의 인기 요인으로 희소성을 꼽았다. 미국 내 테니스 열풍이 부는 가운데 연중 US 오픈이 열리는 단 2주간만 ‘원조’의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대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레이구스는 이런 인기에 힘입어 허니 듀스를 앞세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이 음료를 맛볼 수 있도록 뉴욕 지역 약 140개 매장의 바텐더와 제휴를 맺어 대회 기간에만 이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올해 허니 듀스를 활용한 티셔츠와 모자 등 굿즈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US 오픈 대변인은 CNN에 “이들 상품 대부분은 이미 동이 나 재입고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중앙일보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