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미국 왔을 때 영어가 너무 무서웠는데 이제 영어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게 신기하지 않나요?”
9월부터 조지아주 중부지검에서 보조 연방검사(AUSA)로 일을 시작한 한인 1.5세 임소영씨를 만났다. 중부지검에 아시아계 직원은 몇 명 되지 않고, 연방검사 중에서 임소영씨는 젊은 편이다.
‘조지아 토박이’ 한인 1.5세 소영(영어명: 사라 림·34) 씨는 7살 때 가족과 애틀랜타 인근 릴번으로 이민왔다. 처음엔 영어를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해 ESOL반을 들어야 했다. 이후 영어를 마스터하면서 한국어 공부도 꾸준히 했다. 공부도 잘해 중학교 때부터 ‘아너스(우등생)’ 반을 놓치지 않았다.
조지아대학(UGA)에서 저널리즘을 공부라고 콜럼버스 시장의 공보관으로 4년을 일했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의 입을 대신하는 공보관’이 아닌, 자신의 가치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결국 장학금을 받고 조지아주립대(GSU) 로스쿨로 진학을 결심했다.
“모시던 시장님이 변호사 출신이셔서 저에게 로스쿨 진학을 강력히 추천하셨어요. 입학시험 준비 교재가 너무 비싸서 CNN센터 투어 가이드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로스쿨 입학 당시 28살로 다른 학생들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20대 끝자락을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으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법률 용어가 너무 어려웠어요.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죠.” 한국어를 쓰는 이민 가정에서 들어본 적 없는 어휘, 표현 등을 처음 접했던 터라 법률 용어를 이해하려고 ‘네이버 어학사전’을 찾아가며 주말을 보내야 했다. “교수님한테 질문을 해도 교수님이 내 질문을 이해 못해 되레 저에게 질문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수업시간을 회고하고 웃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로스쿨 졸업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법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지 결정하기 힘들어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일과 맞닥뜨리며 경험하다보면 형법도 민법도 더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로펌을 거치지 않고 바로 중부지검에 지원,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2년 넘게 판사 옆에서 일하며 특별히 형법에 매력을 느껴 연방검사에 지원했다. 면접 시 “경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그는 당당하게 “경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인터뷰에 부른 것 아니냐”고 응수하며 자신있게 능력을 피력했다. 뛰어난 글쓰기 능력, 서기로 일하며 배운 법원 시스템 등을 부각시키며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올해 9월부터 보조 연방검사(Assistant U.S. Attorney)로 알바니에서 근무하고 있다. 앞으로 총기, 갱단, 마약 범죄 등을 주로 다루게 되며, FBI(연방수사국), CIA(중앙정보부) 와 함께 일하게 된다.
그는 “그동안 나의 선택을 모두 응원해주고 기도해 주신 부모님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부모에 대한 감사를 가장 먼저 꺼냈다. 또 “이민 커뮤니티에서 2세에 대한 기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펼쳐 보였다.
한인 학생들에게 대한 조언 한마디를 요청하자 돌아온 그의 대답은 평범하면서 비범했다.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고, 현재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꾸준함을 잃지 않는 것이죠.”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
☞ 임소영 연방검사는…
존스크릭 노스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아대학(UGA)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조지아주 콜럼버스에 있는 지역 방송국에서 리포터로 일했으며, 콜럼버스 시장의 공보관으로 4년을 근무했다. 조지아주립대(GSU) 로스쿨을 졸업한 후 조지아 중부지검에서 서기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