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와인더 시 애팔래치고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학교 내 휴대폰 제한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려는 이유는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때문. 교사와 교육구 관계자들은 휴대폰 알림이 학습에 방해가 되므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면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이에 따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여러 교육구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마리에타 시내 학교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6~8학년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디캡 카운티는 중고등학교 각 다섯 학교에 스마트폰 파우치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 1만300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폰 파우치란 학생이 학교에 가면 파우치에 휴대폰을 넣어 잠근 채 가지고 있다가 하교 전 잠금을 해제할 수 있게 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총격 사건처럼 학교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단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학부모는 “수업 시간에 딸과 문자를 주고받는 것과 비상시 연락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총격사건 당시 학생과 학부모가 주고받은 문자 화면 캡처
실제로 이번 애팔래치고교 총격 사건 때도 많은 학생이 부모나 친구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시시각각 알림으로써, 조지아주나 연방 정부가 추진하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및 제한 조치에 ‘잠재적인 단점’이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022년, 21명이 사망한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당시에도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해 경찰과 부모에 빠르게 신고할 수 있었다. 또 2018년 17명이 사망한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더글라스고교 총격사건 역시 학생들이 휴대폰으로 사건 현장 영상을 찍어 부모에게 보낼 수 있었다.
반면 총격 또는 기타 비상 상황에서 전화를 사용하면 학생들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다. 휴대전화를 사용해 총격범에게 위치가 노출되거나 주의가 산만해져 교사의 지도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들의 안전과 학부모의 우려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됐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