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돈·사과 전달” 주장에 피해자 “얼굴도 못 봐” 반박…“지금도 진실된 사과 기다려”
토런스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에 연루된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 측은 졸업파티 사건 후 사과와 합의금 지급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이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으며 사과나 합의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미시USA’에 30년 전 토런스 웨스트고등학교에서 학교 폭력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약 2주가 지났지만,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일부터는 가해자 측 지인들의 주장을 인용한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며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8일 올라온 게시글에서 한 누리꾼은 “가해자 중 1명인 김모씨는 ‘학폭의 주동자는 맞으나 당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씨의 아버지가 피해자 측과 만나 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가해자 측 지인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가해자들의 부모들이 함께 사과했다고 들었다”며 “현재 가해자 측에서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잘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가해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피해자는 가해자 측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가해자 부모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은 적 없으며, 합의금을 지급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말에 따르면, 지인 1명이 피해자와 가해자 부모들의 만남을 주선했으나, 가해자 측에서는 김모씨의 아버지만 참석했다.
피해자는 “한 가해자가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다 결국 쓰러졌다”며 “당시 이를 본 어머니는 어찌할 수가 없으셨다고 했다. 당시 엄마의 삶도 힘들어 ‘같이 참자’는 식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리 오랜 고통 속에 살 거란 건 모르셨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졸업파티 사건 외에도 2년간 구타를 당한 사실을 숨겨왔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딸의 치료를 위해 김씨의 아버지가 준 돈을 받았다고 피해자는 전했다. 눈 상태가 심각해 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의사로부터 구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행 이후 2주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으며, 멍이 가라앉지 않아 얼굴과 몸을 화장으로 가리고 학교에 갔다고 전했다.
또 그는 “머리를 감을 때 물이 닿기만 해도 머리가 너무 아파 비명을 질렀으며,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어 하루에 6알씩 먹고 24시간 동안 깨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가해자 부모들의 얼굴을 본 적도 없고, 제대로 된 사과도 받은 적 없다”며 “당시 나와 다른 피해 학생의 상태를 보면, 치료비라 받은 돈을 합의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들도 이제는 성인이니 예전과는 달라졌을 것이라 믿는다”며 “하루빨리 모든 일이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LA지사 장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