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민사소송 제기로 한인회 분쟁 2라운드
미주 주요 단체에 ‘이 회장 당선무효’ 편지 발송
이 회장 “고소·누명 쓰고 관둘 수 없다” 대립각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애틀랜타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가 이 회장에 은행 계좌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재차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은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에서) 더더욱 사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지난 8월 26일 귀넷 수피리어 법원에 한인회와 이 회장의 은행 계좌 내역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민사 소송은 비대위 측이 진행하고 있으나, 법원 소장에는 애틀랜타 ‘한인회(The Korean Association of the Greater Atlanta Area, Incorporated)’가 원고이며, 피고는 이홍기 개인으로 명시돼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한인회의 돈을 썼기 때문에 한인회가 원고라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측은 이홍기 회장이 지난해 초 보험금 15만8000달러를 수령하고도 은폐한 점, 36대 한인회장에 입후보하면서 공탁금으로 한인회 공금 5만 달러를 전용한 점 등을 이유로 “이 회장의 회장 당선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가 지난달 17일 연 임시총회에 참석한 한인 150여명은 만장일치로 지난해 회장 선거가 무효라고 결의한 바 있다.
비대위 측은 아울러 2022년 코리안 페스티벌 수익금 이체 후 재정보고가 누락된 점 등을 들어 이 회장이 취임한 2022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한인회 계좌와 이 회장의 개인 계좌 내역을 공개하도록 법원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 비대위는 11일 오후 둘루스의 한 식당에 모여 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백규 비대위 위원장은 “이홍기 씨가 고집을 부리고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며 속히 혼란이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제기한 민사소송을 통해 계좌를 확보하면 회계 분석을 거쳐 이 회장의 부당한 공금 사용 등을 밝혀내겠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이외에도 미주 주요 기관에 ‘이 회장의 당선 무효’를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고 이 회장 및 임원들에게 회관 퇴거 통지문을 보냈다며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김백규 비대위원장은 한인회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빨리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법적 절차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을 우려하며 다른 조치도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대위는 이 회장의 탄핵을 위해 한인 400명의 공증된 서명을 접수받고 있으며, 11일 오후 현재 18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명을 모아 이사회에 제출하면 이사장은 30일 이내에 임시총회를 열어 탄핵 여부를 물어야 한다.
한 참석자는 “한인회 사태에 대해 모르는 동포들이 많더라. 비대위가 있는지도 모르더라”라며 비대위 위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번주 토요일 한인회관에서 비대위 위원들이 모여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자는 의견이 여러 명의 동의를 받았다.
비대위 측의 이같은 압박에 대해 이 회장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소장을 받지 못했지만,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해 먹은 게’ 1센트도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9월) 코리안 페스티벌이 끝나고 인수인계 후 관두려고 마음 먹은지 오래지만, 고소당하고 누명을 쓰면서까지 이대로 관둘 수 없다”며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회장은 공탁금으로 전용한 5만 달러를 지난 2월 “갚았다”며 체크 사본을 제시한 바 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