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에는 국립공원이 없다. 대신 연방 정부에서 관리하는 준국립공원, 국립역사공원, 국립휴양지는 꽤 있다. 연방공원관리국(NPS)이 관장하는 곳은 모두 국립 또는 연방(National)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다. 그러니 이들도 일종의 국립공원인 셈이다. 조지아주에 산재해 있는 주요 연방 관리 공원을 살펴본다.
(1) 준국립공원(National Monument)
▶포트 풀라스키(Fort Pulaski)
조지아 남단 항구도시 사바나 근교, 휴양지 타이비 아일랜드로 건너가는 길목에 있다. 식민지 시대 초기부터 150년 이상 사바나강 하구를 지키던 요새로 대포와 성벽, 남북전쟁 당시의 전황이 잘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과거 전쟁 장비로는 누구도 뚫을 수 없는 견고한 요새였지만, 남북전쟁 때는 북군이 이곳을 포위, 강선 대포를 이용한 원거리 함포사격으로 함락시킴으로써 전쟁사를 새로 쓰게 됐다.
-주소: 101 Fort Pulaski Rd. Savannah, GA 31410
▶포트 프레데리카(Fort Frederica)
대서양 연안의 조지아주 대표적 휴양지 제킬 아일랜드와 씨 아일랜드 근처에 있다. 영국이 북미 대륙 식민지 막바지 개척 시기였던 1742년 세인트시몬스 섬 이곳 요새에 진을 친 영국군이 스페인군을 격파함으로 조지아주를 13번째 식민지로 결정지었다.
-주소 : 6515 Frederica Rd., St. Simons Island, GA 31522
(2)국립역사공원(National Historical Park)
▶마틴 루터 킹 목사 생가, 묘소
미국 민권 운동의 상징이자 인종 화합의 기수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난 생가와 사후 유해가 안치된 묘소가 있는 곳이다. 킹 목사의 기념관 외에 그가 생전에 목회했던 에벤에셀 침례교회도 바로 인근에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애틀랜타 시내의 중요한 관광 명소다.
– 주소: 450 Auburn Ave NE, Atlanta, GA 30312
마틴 루터 킹 생가. 로이터
▶지미 카터 고향 플레인스
애틀랜타에서 2시간 반쯤 떨어진 조지아 서남부 시골 마을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옛집과 농장, 카터 부부가 졸업한 플레인스고등학교, 대통령 후보 당시 선거운동 본부로 사용된 철로 옆 플레인스디포 건물을 볼 수 있다.
– 플레인스고교 : 300 N Bond St. Plains, GA 31780
– 유년 시절 집과 농장: 402 Old Plains Hwy. Plains, GA 31780
▶오크멀기 마운드(Ocmulgee Mounds)
조지아주의 정중앙 메이컨 시에 있다. 다운타운에서 5분 정도 거리. 오크멀기 마운드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 살았던 원주민 유적지다. 마운드란 봉분처럼 봉긋 솟은 흙더미를 말한다. 현재 확인된 마운드는 크고 작은 것 합쳐 모두 8개다. 19세기 초 메이컨-사바나를 연결하는 철도가 통과하면서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고 방치됐다가 1934년부터 연방 차원의 보호 구역이 됐다.
– 주소 : 1207 Emery Hwy. Macon GA 31217
메이컨 시에 있는 원주민 유적지 오크멀기 마운드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부족 회의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
(3)앤더슨빌연방사적지(Andersonville National Historic Site)
남북전쟁 때의 격전지로 참전했던 병사들의 묘지로 거의 13,000명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국립전쟁포로 박물관(National Prisoner of War Museum)도 함께 있다. 이곳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 포로들을 수용했던 남부연합 최대의 포로수용소로 전쟁 말기 14개월 동안 운영되었는데 4만5000여명의 북군 포로들이 이곳에 수용됐었다고 한다. 지금은 국내외 전쟁에 참전했던 모든 미국 전쟁 포로를 기리고 있다.
– 주소 : 760 POW Rd., Andersonville, GA 31711
(4)채터후치강 국립 휴양지 (Chattahoochee River National Recreation Area)
채터후치강은 조지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북쪽 애팔래치안 산맥 기슭에서 발원하여 애틀랜타를 지나 앨라배마주와 경계를 이루며 멕시코만까지 흘러간다. 애틀랜타 도심 주변 강을 따라 잘 조성된 공원은 하이킹, 뱃놀이, 낚시 등 조지아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방문자센터, 관리본부 등 핵심 시설이 있는 곳은 샌디스프링스 아일랜드 포드 지역이다.
– 주소 : 8800 Roberts Dr., Sandy Springs, GA 30350
(5) 케네소 마운틴 국립전장공원((Kennesaw Mountain National Battlefield Park)
남북전쟁 막바지였던 1864년 6월 19일부터 7월 4일까지 남군과 북군의 사활을 건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케네소 마운틴 전투 두 달여 뒤인 9월 2일 애틀랜타는 북군에 의해 함락됐다. 산허리부터 산 정상까지 산재해 있는 대포들이 당시 처절했던 전투 상황을 말해준다. 1935년부터 국립 전장 공원이 됐다.
-주소: 900 Kennesaw Mountain Dr, Kennesaw, GA 30152
남북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케네소 마운틴. 지금은 연방공원이 됐다.
(6) 치카마우가 & 채터누가 국립 군사공원(Chickamauga & Chattanooga National Military Park)
테네시주 남단 도시 채터누가와 인접한 조지아주 최북단에 있다. 이곳은 북군 입장에선 남부 공략을 위한 관문이었고 남부 연합군 입장에선 절대 잃어선 안될 군사 요충지였다. 남군은 1863년 9월 이 지역 룩아웃 마운틴 치카마우가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얼마 뒤 11월 채터누가에서 재개된 전투에선 북군이 대승을 거두고 도시를 장악했다.
-주소: 3370 LaFayette Rd, Fort Oglethorpe 30742
(7) 컴벌랜드 아일랜드 국립해안 (Cumberland Island National Seashore)
조지아주 최남단에 있는 섬이자 조지아 최대의 섬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지만 배 놓치면 나올 수 없는 섬, 거북이 알을 낳고, 야생마가 돌아다닌다는, 극히 일부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조지아의 숨은 보석이다. 일종의 삼각주(delta)이자 사구(砂丘)로 숲과 모래, 습지와 자연이 야생 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 조지아 동남쪽 땅끝마을 세인트 메리스(St. Marys)에서 섬을 오가는 연락선이 하루 두 번 있다.
-방문자센터 및 페리 선착장 : 113 St. Marys St W, St. Marys, GA 31558
조지아에서 가장 큰 컴벌랜드 아일랜드. 야생이 잘 보존돼 있다. 중앙포토
(8) 애팔래치안 트레일(Appalachian National Scenic Trail)
미국의 3대 장거리 하이킹 트레일 중 하나다. 총 길이 2190마일. 조지아에서 출발해 최북단 메인주 마운트 캐터딘(Mount Catahdin)까지 이어진다. 조지아 구간은 약 78마일이다. 트레일이 시작되는 스프링어 마운틴 정상은 해발 3782피트로 블루리지 산맥의 일부다. 남쪽 시작점은 스프링어 마운틴(Springer Mountain)이지만 실질적인 출발점은 아미카롤라 폭포 방문자센터 부근이다.
– 아미카롤라 폭포 방문자센터 주소 : 418 Amicalola Falls State Park Rd, Dawsonville, GA 30534
(9) 눈물의 길 (Trail of Tears, National Historic Trail)
조지아 북부 지역 대부분은 원래 원주민인 체로키 부족의 땅이었다. 이들은 조지아 북부를 중심으로 주변 테네시, 앨라배마,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광범위하게 퍼져 살았다. 하지만 1830년 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 때 제정된 ‘인디언 이주법(Indian Removal Act)’에 따라 이들은 강제이주를 해야만 했다. 당시 체로키 부족은 1838년에서 1839년에 걸친 4개월여 동안 1만7000명이 넘는 인원이 1만 2000마일의 거리를 걸어서 멀리 오클라호마주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질병과 추위, 굶주림으로 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이 걸어간 길은 지금 ‘눈물의 길’로 명명돼 연방 정부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