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미식평가 등급인 ‘미쉐린 별’을 받은 뉴욕 식당의 경우 10개 중 4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런던대 경영학과 대니얼 샌즈 교수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에 개업한 식당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미식란에 소개된 곳들의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폐업률이 40%에 달했다. 입지나 가격, 음식의 종류 등이 폐업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쉐린 별을 받으면 대중성은 올라가지만 치러야 하는 대가도 만만치 않다는 게 샌즈 교수의 설명이다.
일례로 미쉐린 별을 새롭게 받은 식당에 대한 구글 검색은 평균적으로 3분의 1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주목받은 만큼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올라가고 관광객 등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며 식당이 충족시켜야 하는 요구 조건도 복잡해지는 게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미쉐린 별을 받은 경우 재료비 등의 연쇄 상승 효과가 발생하고 요리사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해 경영 구조가 취약해지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비단 요식업계만 이렇게 ‘별의 저주’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영인 전반에서도 수상 이후 실적이 하락하거나 경쟁자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미쉐린 식당과 마찬가지로 ‘스타’ 경영인들도 본업에 집중하기보다 집필이나 다른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 경쟁력이 저하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잡지는 “미쉐린 자리에 오르는 것은 최고의 영광이겠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중앙일보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