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교통재원 마련 특별판매세 징수 상정
카운티, 53년간 5회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
“지금 인프라로는 인구 증가 감당 어려워”
6년전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LA)에서 조지아주 도라빌로 이주한 한인 2세 프랭크 이씨는 나이드신 부모님의 운전이 불안하다. 공유차량 서비스 우버 이용을 권유해봐도 차량 호출에 익숙치 않은 부모님은 운전대를 놓을 생각이 없다. 마을버스는 “범죄자나 홈리스 승객이 많을 것”이라는 인식에 손사래를 치신다.
이민자 지원 비영리단체인 85CDC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25일 아시안아메리칸 애드보커시 펀드(AAAF)에서 열린 귀넷 대중교통 확대 주민투표 설명회에서 “많은 한인이 대중교통을 지역 치안 악화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세금 징수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주민투표에서 귀넷의 대중교통망 확대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한인 등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단체는 귀넷 카운티 정부의 후원을 받아 이날 설명회를 열고 주민 설득에 나섰다.
귀넷 카운티는 오는 11월 5일 선거에서 대중교통 확장안을 주민투표에 부친다. 교통망 확충에 필요한 170억달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선 교통특별판매세(TSPLOST)를 징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 판매세는 최장 30년간 1%를 부과한다. 귀넷은 1971년 이후 다섯 번, 최근 5년간 세 번 비슷한 내용의 대중교통 확대방안을 주민투표에 부쳤으나 번번히 부결됐다.
카운티 정부가 이처럼 대중교통망 확장과 필요한 재원 마련에 매달리는 이유는 급격히 늘어나는 인구 때문이다. 애틀랜타 지역위원회(ARC)는 올해 기준 귀넷 인구가 1990년대 초반보다 3배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7월 현재 귀넷 주민수는 101만 2112명이다. 인구가 100만 명을 넘긴 카운티는 조지아에서 풀턴을 제외하곤 유일하다. 더욱이 주민 증가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향후 20년간 인구는 50% 더 증가해 50만 명이 더 유입될 전망이다.
만약 새로 들어온 주민 모두가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하면 현재 교통 인프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카운티는 유일한 대안을 대중교통 체계 개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월~금(토)요일 운행하는 일반 버스(라이드귀넷)와 다운타운 급행버스의 운행 횟수, 그리고 노선을 늘려 신규 승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도라빌~피치트리코너스 시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차로 30분 거리를 4시간 걸려 이동한다 “며 “노선을 확대하면 자가용과 버스 이용 시간이 비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티 정부는 자동차를 선호하는 주민들을 위한 당근책도 내놨다. 차량 고장, 악천후 등으로 잠깐 운전이 어려울 때 이용할 수 있는 호출형 버스 ‘마이크로트랜짓’이다. 2033년까지 카운티 전역으로 마이크로 버스 운행 범위를 늘려 누구나 필요할 때 1회 3달러에 버스를 앱 또는 전화로 호출해 이용할 수 있다. 둘루스, 스와니의 주 하원 99선거구에 출마한 미쉘 강 후보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한인 스몰비즈니스는 종업원이 차량 고장 등으로 하루 결근하면 그 손실이 적지 않다”며 “저렴한 대중교통 확대는 사업장 운영주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 버스와 함께 몰오브조지아~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직행버스 노선 신설도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AAF는 다음달 17일 오후 7시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2차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단체 측은 “대중교통 개선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혁신하고 시민들을 연결하는지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통역 서비스와 식사가 제공된다.
▶설명회 참가신청=https://secure.everyaction.com/A9995L_7ZEC-UNk54NCnVg2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