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 위고비 등 당뇨병 약이 비만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면서 구하기 어려워지자, 이 약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투약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젬픽 등이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부족 목록에 오르면서 일시적으로 제조 규제가 풀리자 약 성분을 가공해 파는 약국도 많아졌다.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판매 약국’을 구글에 검색하면 조지아주 메트로 애틀랜타 인근 20여곳의 약국이 검색된다. 세마글루타이드 물질 특허 종료시한은 2026년으로 아직 1년 반이 남았지만, 최근 FDA가 의약품 품귀 목록에 이 물질을 올리면서 복합물 제조 및 판매가 가능해졌다.
의사 또는 약사가 제조한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가격은 제약사가 판매하는 정품 약품 비용의 절반 이하다. 연방 의회 조사에 따르면, 오젬픽의 한 달 복용 가격은 969달러다. 위고비 역시 보험 적용 없이 한 달 복용시 650달러가 든다. 하지만 애틀랜타 지역 약국은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를 평균 300달러 수준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드타운의 ‘닥터 웨이트 로스’는 기간 한정 특가로 월 274달러에 주사를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같은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열풍의 이면에는 미국의 비만치료제 가격이 유럽,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영향도 있다.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은 지난 24일 청문회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오젬픽을 각각 한 달 59달러, 71달러에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소비자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45%를 차지하는 만큼 국제 제약사가 미국에서의 고가 판매를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