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투자자에게 정말로 반가웠던 소식은 “재정설계사는 법적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신용의무법안’이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또 무산될 위기이다. 보험업계에서 강력히 반대(Insurance lobbyists block federal crackdown on costly retirement advice, Tony Romm, The Washington Post, August 12, 2024)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현재는 주식 브로커, 보험 에이전트, 그리고 대다수 재정설계사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서 일해야 한다는 법적인 요구가 없다.
일반인에게 투자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은 고객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노동부(Department of Labor)는 평생 일해서 모은 은퇴자금을 보호하기 위해서 몇 년의 고통과 수고 끝에 가까스로 신용의무법안을 제정했지만, 보험(New York Life, Lincoln Financial Group, Prudential Financial)회사의 반대와 소송으로 중단된 것이다.
노동부가 이 법안을 제정한 이유는 직장이나 자영업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 은퇴플랜(401K, 403B, TSP, SEP or Simple IRA, 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신용의무법안’으로 재정설계사는 “신중하고, 높은 투자 비용을 초래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는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법안을 제정했다고 근로자 운영 담당 부차관보 티모시 D. 하우저가 언급했다.
재정설계사가 어떤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투자자가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재정설계사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금융상품을 판 이유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한 투자인지, 아니면 재정설계사의 이익을 위해서 투자한 것인지 투명하지 않다. 신용의무가 없는 재정설계사는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투자자에게 팔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연방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은퇴나 직장을 옮기면서 2022년에 7700억 달러를 IRA와 같은 세금 혜택을 받는 계좌로 옮겼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신용의무를 마련한 것이며, 현재의 법안이 재정설계사들은 더 높은 수수료를 얻지만, 투자자에게는 이익이 되지 않는 투자 조언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보험상품의 하나가 어뉴이티(Annuities)라고 언급한다.
‘신용의무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험회사의 설명은 법안이 시행되면 일반인이 높아지는 비용 등으로 재정 상담을 받을 기회가 적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금융 서비스 회사인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어뉴이티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하는 미국인들에게, ‘신용의무법안’이 시행된다면 향후 10년 동안 무려 약 325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보험인의 수수료가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연합 산업 단체인 미국소비자선택연맹 (FACC)도 새로운 신용의무 규정이 재정설계사의 수수료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 산업에 잠재적으로 파괴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정부 기관에 등록된 재정설계사(Registered Investment Advisor, RIA)만이 신용의무가 있다. 사실 신용의무가 있다고 해도 재정설계사가 얼마나 성의껏 신용의무를 준수하느냐는 재정설계사 각자에게 달려있다. 하물며 처음부터 신용의무가 없는 재정설계사가 투자자의 이익을 먼저 고려해서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 한인은 평생 모은 소중한 자산을 남에게 맡기면서 ‘신용의무’ 등에 관해서 질문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정’에 약한 우리의 따뜻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재정설계사가 ‘신용의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문서화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제대로 하는 재정설계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한평생 일해서 한 푼 두 푼 모은 소중한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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