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에 노출되면 눈·코·목 타는 듯한 느낌
천식·폐질환자는 외출 피하고 증상 관찰
조지아주 코니어스 시의 화학용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인근 지역의 대기질이 악화된 가운데, 당국은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 정도를 즉시 측정할 수 없다고 밝혀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화학공장 ‘바이오랩’에서 발생한 화재는 오후 진압됐지만, 뿜어져 나온 연기는 수십마일 떨어진 지역까지 퍼져나갔다. 코니어스의 북쪽, 한인들이 많이 사는 귀넷 카운티 등에서도 지난달 30일 매캐한 공기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바이오랩은 수영장에 들어가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공기 중에 나는 개스 염소 냄새가 기관지를 자극,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연방 환경보호청(EPA) 자문으로 활동하는 제레미 사르나트 에모리대 환경 건강학과 교수는 공장에서 정확히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농도로 방출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 화재가 주민들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당장 측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락데일 카운티는 보도자료를 통해 EPA와 조지아 주정부 산하 환경보호부서(EPD)의 검사에서 공기 중 염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락데일 카운티는 주민들에게 창문과 문을 닫고 에어컨을 끄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기 기둥은 화재가 아니라 화학 반응으로 며칠 동안 계속 보일 수 있다.
주정부 당국은 “바람이 연기를 밀어내고 있으며, 지금까지 연기에서 유의미한 독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의료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번 화학 물질 방출로 인한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삼갔다. CDC 홈페이지에 의하면 염소에 노출되면 눈, 코, 목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으며, 두통, 메스꺼움, 질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 염소의 농도가 낮다면 호흡기 상부에서 거의 제거되지만, 고농도에 노출되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CDC에 따르면 공기 중 염소가 1~3ppm(함유물질의 비율을 나타내는 단위) 있을 때 단시간 노출되면 가벼운 코 자극을 유발할 수 있고, 5~15ppm은 인후 자극이, 40~60ppm은 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지아 당국은 “화학 물질 수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나트 교수는 이번 사고로 염소에 노출되더라도 5ppm 이하로 낮은 농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과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은 노출을 피하고 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에 말했다.
사르나트 교수는 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착용한 마스크는 공기 중 염소로부터 보호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가스 분자는 입자가 작아 마스크를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