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김씨 살던 노인아파트 60대 경비원
범행 현장서 경찰 수사 지켜보며 주민과 대화도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찰이 10일 벅헤드 노인아파트 한인 김준기(90)씨 피살 사건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김씨가 흉기에 찔려 숨을 거둔 지 17일만이다.
11일 오전 애틀랜타 경찰(APD)은 지난달 25일 접수한 김씨 살해사건에 대해 흑인 여성 경비원 자넷 데니스 윌리엄스(65)를 10일 구속 기소했다고 본지에 밝혔다. 이 용의자는 체포된 뒤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됐다. 경찰은 “APD 공공치안본부에서 사건을 맡아 별다른 사고 없이 송치했으며 중범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자넷 데니스 윌리엄스(65). 풀턴 카운티 셰리프국 제공
풀턴카운티 지방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과 교도소 구금 기록을 종합해 보면 벅헤드 범행 장소에서 15마일, 차량으로 30분 가량 거리의 디케이터 시에 거주하는 윌리엄스는 피해자가 살던 노인 아파트의 건물 경비원으로 일했다. 그는 경찰 사건 접수일인 지난달 25일 하루 앞서 24일 오후 3시 15분께 6분간 피해자 얼굴을 포함한 상체를 50~60차례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한 것은 건물 안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 녹화화면을 통해서다. 피해자 집을 방문한 용의자의 옷에 짙은 혈흔이 묻은 점과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 등이 정황 증거로 포착됐다. 영장 진술서를 작성한 랜달 맥클루어 형사는 “피해자 사망 후 CCTV에 포착된 용의자는 다소 스트레스를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고 전했다.
분실된 김씨의 소지품은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갈색 지갑과 미국프로야구(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모자가 유일하다.
윌리엄스는 아파트 경비원이었던 탓에 일주일 넘게 수사망에 잡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5~26일 현장 주변을 탐문하던 경찰 주변에 서서 수사과정을 지켜보고, 진술하던 주민에게 직접 질문을 건넸으며 피해자 집을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3일에 주거지 및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찾아온 경찰이 허벅지 상처의 경위에 대해 묻자 “지난 주말 차고 문을 열다 다쳤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는 170cm의 키에 체중 86kg로 건장한 체격이다. 경찰은 이에 비춰 단독범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캐렌시아 무어 풀턴카운티 법원 기록 담당자는 용의자에 대해 “이전 범죄 혐의 체포 전력은 없다”고 밝혔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