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전 가족에 총격 암시 문자
부자 재판은 별도로 진행될 듯
지난달 4일 조지아주 북부 와인더 시에 있는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격을 가해 4명을 살해한 콜트 그레이(14)가 범행 계획을 공책에 적어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레이 부자는 바로우 카운티 대배심에 의해 17일 기소됐다.
17일 콜트 그레이는 중범죄 살인 4건, 악의적 살인 4건, 폭행 4건, 아동학대 18건 등 총 55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아버지 콜린 그레이는 아들에게 총을 제공한 혐의, 살인, 과실치사 등 총 29건으로 기소됐다.
16일 바로우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예비 심리(preliminary hearing)에서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밝혀졌다. 이날 증언한 조지아수사국(GBI)의 루카스 베이어 특수요원은 콜트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가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소총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콜트는 총격 직전에 부모에서 수수께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레이가 범행 계획을 적은 검은색 공책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베이어 요원에 따르면 공책에는 총격을 실행에 옮기는 방법, 사상사 수 추정치로 보이는 다양한 글과 그림 등이 포함돼 있다. 당국은 그의 집을 수색하며 ‘막대그림(stick figure)’으로 표현한 2교시 교실 풍경이 그려진 또 다른 공책도 발견했다.
총격에 사용된 무기는 ‘SIG Sauer M400’으로, 아버지 콜린이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지난해 11월 구매한 것이다. 요원들은 콜린이 후에 아들에게 전술 조끼, 탄약, 조준기를 사주었으며, 아들의 부탁으로 대용량 탄창도 샀다고 증언했다. 부자는 정기적으로 사격장을 방문했고, 총격 사건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에는 집 뒷마당에서 새로운 소총 조준기를 조정하며 시간을 보냈다. 소총은 아들 콜트 그레이의 침실에 보관됐다.
아울러 범행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인 8월 26일, 콜트는 할머니에게 전화해 “만약 제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거나 제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더라도 여전히 저를 사랑하겠어요?”라고 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에 따르면 그레이는 사건 발생 한 시간 전에 부모에게 “미안하다.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레이는 범행 당일 오전 소총을 책가방에 넣은 채 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소총이 길어서 가방에 다 숨길 수 없었는데, 튀어나온 부분을 말아 놓은 포스터보드로 가렸다. 오전 9시 54분 콜트 그레이는 화장실에서 약 20분간 총격을 준비한 후 오전 10시 21분 노란색 장갑을 끼고 흰색 포스터보드로 하체에 무엇인가를 숨긴 것처럼 나왔다. 그레이는 다시 교실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어 문을 두드렸다. 한 학생이 문으로 다가가 창문으로 그레이를 보고 교사를 불렀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실 구석으로 가라고 지시하고 비상 버튼을 눌러 학교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교실에 들어가지 못한 그레이는 왼쪽의 다른 교실로 가서 총격을 가했다. 이곳에서 학생 6~7명이 총에 맞았는데, 이 중 사망한 14세 학생 크리스천 앵글로가 포함돼 있다. 이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교사 2명을 차례로 살해했으며, 마지막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14세 학생 메이슨 셔머혼을 총으로 쐈다. 이후 경찰이 학교에 들어가 그레이를 구금했다.
사건을 담당한 바로우 카운티의 브래드 스미스 검사는 워싱턴 포스트에 “두 사람이 별도로 재판을 받을 것이지만, 언제 재판에 회부될지는 알 수 없다”며 “둘 중 한 명이 신속한 재판을 요구하면 빨리 재한에 회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다음 재판은 모두 내달 21일로 예정돼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