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알테쉬’라고 불리는 C커머스(China + e-commerce 합성어)인 중국의 알리(AliExpress)와 테무(TEMU), 그리고 쉬인(Shein)이 전 세계의 유통 광고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 싼 맛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알리지옥”, “테무지옥”이란 말도 생겨났고, 이에 빠진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최저가를 향해 무자비하게 돌진하는 알리와 테무의 전 세계적인 성장세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테무의 광고비는 지난해 17억 달러(한화 약 2조 2700억 원)로, 슈퍼볼 30초 광고에 약 700만 달러 짜리를 무려 6번이나 광고 송출하여 막대한 광고비를 아낌없이 지불했다. 거의 모든 앱에 광고를 하면서 우리가 앱을 사용하거나 다운로드하면, 거의 어김없이 테무의 광고가 뜬다. ‘초초저가 쇼핑’, ‘억만장자(Shop like a Billionaire)처럼 쇼핑하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젊은 층 공략에도 나섰다. 이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러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테무에서의 쇼핑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즐겁고 특별한 쇼핑 경험임을 내세운다. 대규모 공세의 광고 효과로 인해 지난해 미국에서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Mobile Application)은 유튜브,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 앱이 아니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였다. 한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같은 주요 국가에서도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도 역시 테무이다. 이 커머스 플랫폼에서 미국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평균 10분을 소비하는 데 비해, 테무에서는 18분을 보내며 1위를 차지했고, 특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지만, SNS 사용에는 능숙한 젊은 층의 사용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첫째 이유는 단연 가격이다. 최저 10분의 1의 가격, 적어도 50% 수준에서 거래가 되니 그 싼 맛에 젖어들면 벗어나기 힘들다는 말하는 이유이다. 미국은 800달러 미만의 국제 우편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기반 운영과 직배송 방식은 테무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저가 가격 정책을 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은 데이터 측면이 크다. 미국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 즉, 금융 정보, 구매 패턴, 배송 주소, 결제 정보 등 다양한 민감한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가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법률상, 기업들은 정부 요청 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민감한 정보가 중국 정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경계한다. 또한 위조 상품이나 저작권을 침해하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어서 지적 재산권을 중요시하는 미국으로서는 문제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법률적인 제재를 위한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테무를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위반자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을 위구르족을 동원한 강제 노동의 산물로 간주해 미국 내 수입 금지 대상에 올리게 하고, 테무와 같은 플랫폼이 강제 노동의 인권 침해가 없었다는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에는 강제 노동과 관련된 제품의 유통 가능성을 차단할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인권과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강제 노동과 연관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고 위반 시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한국 세관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400여 개의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중 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안전치보다 최소 10배에서 700배 넘는 카드뮴과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고도 밝혔다. 어린이용 가죽 가방부터 어린이용 연필, 물놀이 튜브에서도 기준치 대비 33배에서 최대 56배 달하는 발암 물질도 적발되었다. 또한 알리에서 판매한 마스카라 등 눈, 눈썹 화장품류 5개 제품이 비소등 중금속류는 기준치를 초과했고 비소 성분은 기준치를 10배 초과했다고 한다. 비소는 피부 및 신경계와 장기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고 발암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에서의 반응도 흥미롭다.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과 “그렇게 싼 중국산 제품을 사서 쓰면서 발암 물질 걱정을 안 하는 게 한심하다”라는 반응 그리고 “중국산 옷을 사 입으면 해롭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댓글까지 다양했다.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의 의미인 ‘싼 게 비지 떡’이라는 속담이 떠올라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