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세지역서 개최한 유세에 RFK 주니어 등 前민주당 인사 내세워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13일 남긴 23일 남부 경합주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조지아에서 막바지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그는 이날 오후 조지아주 파이크카운티의 한 교회에서 기독교계 유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행사를 진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전체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0.2%포인트 차로 지면서 대권을 내줬지만, 파이크 카운티에서만큼은 8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이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박빙 판세로 진행되면서 한 표가 아쉬워진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대다수인 지역을 찾아 막판 표심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투표하신 분도 많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행사 참석자들에게 반드시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들(바이든 행정부)이 얼마나 나쁜지 봤기 때문에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은 공포의 연속이었다”면서 “기록적인 수로 투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은 일이다. 그 수가 아주 크면 조작할 수 없다는 걸 확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동 분쟁 상황과 관련해선 “유대인뿐 아니라 많은 기독교인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며 “나는 이스라엘을 위해 내가 한 일만큼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는 말에 100% 동의한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을 이스라엘의 ‘보호자'(protector)라고 소개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거의 매일 대화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문제를 종식시켜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내 견해를 원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뒤에는 우리가 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멈추고 싶다”면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하면 모든 게 완벽해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 동안 그랬고,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참석자들로부터 4개의 질문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남부 국경 폐쇄 및 불법 이민자 추방, 석유 시추 및 에너지 가격 인하, 미국산 자동차에 한해 차량 구입 대출 이자 세금 공제 등 자신의 공약을 부각하며 답변을 내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운홀 종료 후 교회 밖에 모인 유권자들에게 짧은 연설을 통해 “아직 이르지만 조지아의 투표율은 기록적이며, 모든 주에서 기록적”이라면서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고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같은 날 저녁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의 둘루스에 위치한 가스사우스아레나에서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가 4년간의 무능과 실패, 재앙을 더 감당할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지 사이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전 하원의원 털시 가바드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터커 칼슨과 함께 찬조 연설을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집권하면 “우리는 신속히 에너지 자립을 이룰 것”이라며 셰일가스와 원유 등의 시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 국경을 안정화하고 경제를 재건하고, 미국을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최근 당적을 옮긴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4년전 민주당을 떠나 공화당을 택한 전 폭스뉴스 유명 앵커 터커 칼슨, 대선 독자 출마에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민주당 출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이 참석해 각각 찬조 연설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화당내 반(反)트럼프 표심 흡수 노력에 맞불을 놓은 격이었다.
이날 유세 장소가 위치한 조지아주 북부 귀넷카운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득표율 40% 대 58%로 크게 밀리며 0.2% 포인트 차이로 조지아주를 내주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곳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중요 경합주 조지아를 잡기 위해 ‘적진 돌파’를 시도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