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남성이 알래스카 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반려견을 위해 비행기 일등석을 구매했는데, 항공사 측의 요청으로 이코노미석으로 옮겼다가 개가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마이클 콘틸로는 지난 16일 알래스카 항공을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카운디 고등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콘틸로는 지난해 11월 아버지, 프렌치 불도그 두 마리와 함께 뉴욕으로 여행을 떠났다. 당시 그는 개들을 위해 비행기 일등석 티켓을 구매했고 뉴욕에 무사히 도착했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에도 개들은 건강했다. 콘틸로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동물 병원에 데려갔을 때도 수의사로부터 두 마리 모두 장거리 비행을 해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문제는 지난 2월 1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날 발생했다.
그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일등석 티켓을 구매했다. 알래스카 항공사 정책에 따라 비행 전에 객실 내 반려동물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공항에서 개 한 마리당 100달러의 추가 요금을 지불한 뒤 규정에 맞는 캐리어로 반려견들을 옮겼다.
하지만 이륙 직전 승무원 등이 안전을 위해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콘틸로는 “이륙 직전 개를 옮기는 것은 개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지금 사람들이 가득 찬 자리로 옮기면 개가 매우 불안해하고 흥분해서 극도로 위험한 심장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그의 설명을 무시했다고 한다.
결국 승무원의 요청을 따른 콘틸로는 반려견 중 한 마리가 즉시 매우 빠르고 무겁게 호흡하며 불안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 개의 몸은 이미 완전히 사후경직된 상태였다고 했다.
미국 수의학협회에 따르면 퍼그나 불도그 같이 짧은 주둥이를 가진 품종은 비행 중 호흡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객실에 탑승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콘틸로는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항공사로부터 반려견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사망한 반려견을 두고 “자녀가 없는 내게 아들과 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래스카 항공은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국중앙일보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