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공모사업 폐지로 난관 “십시일반 후원 손길 기다려요”
한국은 과거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거의 유일한 나라다. 요즘은 개발이 덜 된 아프리카나 동남아 나라들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일에 적극적이다. 꼭 큰 기업이 아니어도 십시일반 힘을 모아 그런 일에 동참하는 비영리단체나 작은 기관도 적지 않다. 어려웠던 시절 누군가로부터 도움 받았던 고마움을 기억하며 되갚아주는 나름의 실천이고 보답인 것이다.
2016년부터 동남아 라오스에 학교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바람숲그림책 도서관’도 그 중 하나다. 한국 강화도에 있는 이 사립 공공도서관은 도서관 일에 매진해온 최지혜씨가 2014년 농가주택을 매입해 문을 연 그림책 전문 도서관이다(주소: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덕진로 159번길 66-34). 2024년 독서문화진흥 공로 국무총리상, 인천시 작은도서관 우수운영사례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알찬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도서관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라오스를 방문하고 있다. 올해도 오는 12월 8일부터 라오스 씨엥쿠왕 폰사반에 있는 랏농고등학교(Lat Ngon Highschool)를 찾아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017년부터 자원활동가로 라오스를 방문하고 있는 노영주(62·성남시) 씨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학교를 찾아가 전기공사를 하고, 교과서도 제대로 없는 아이들을 위해 라오스어 책, 한국어와 영어 그림책 등을 기증하고, 교실 한 칸을 도서관으로 만들기도 했다”며 현지 활동을 설명했다. 그는 또 “도서관에 페인트칠과 바닥공사를 하고 원목 책장과 책상을 주문제작 하고 벽화 작업을 하는 것은 , 책을 쌓아놓는 책 창고가 아니라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멋진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라오스 학교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가한 노영주씨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고 있다.
도서관 만들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접하고 세계지도퍼즐도 하고 즉석 우정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도서관활동을 경험한다.
다른 교실에서는 함께 간 그림책 작가들이 통역의 도움을 받아 그림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완성한 글과 그림은 나중에 한국에서 그림책으로 출판돼, 바람숲그림책도서관에 비치되고 라오스 공공도서관과 학교 도서관에 배포되기도 한다.
바람숲그림책 도서관 측은 “그동안 개인 비용과 일반 후원금, 정부 지원 공모사업비 등으로 라오스 프로젝트 비용을 충당해 왔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도서관 공모사업이 폐지되면서 더 많은 후원금이 필요하게 되었다”면서 “라오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에 공감하시는 분들의 십시일반 후원”을 부탁했다.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상상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지 알기 때문에 올해도 기꺼이 라오스에 가기로 했다”는 노영주씨는 “교과서 이외의 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학생들에게 책읽기와 도서관 활동의 즐거움을 전하는 일에 좀 더 많은 관심이 확산된다면 더욱 힘이 날 것”이라고 전해왔다.
▶후원계좌 : 우체국, 100263-01-002091, 바람숲그림책도서관
▶문의(바람숲그림책도서관) : 전화 (한국) 070-4109-6280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