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심사 때부터 이미 적용
집단소송이 미칠 영향에 주목
기재 오류시 불이익에 주의
40개 유명 사립 대학이 학비 산정 과정에서 비양육 부모(noncustodial parent)의 자산을 포함시킨 것을 두고 피소된 가운데, 학비 서류 심사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소송은 재정난 타파를 위해 학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려는 대학 측과 학생 간의 갈등이어서 향후 재판 결과가 서류 심사 강화 추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각 대학이 학자금 재정보조 서류 검토 시 요구하는 ‘대학 장학금 지원 개요서(College Scholarship Service Profile·이하 CSS 프로파일)’다. 이 CSS 프로파일을 통해 이혼 또는 별거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양육에 관여하지 않는 부모의 소득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대학들이 CSS 프로파일을 토대로 부모의 수입과 자산 내역을 기준으로 한 ‘학생 지원 지수(Student Aid Index·이하 SAI)’까지 적용하고 있다.
SAI는 연방정부의 재정보조 공식을 통해 학생의 재정 보조금을 계산하는 지수다. SAI 계산은 CSS 프로파일과 재정보조신청서(FAFSA)를 토대로 이루어진다. 학생 가족의 비과세 소득은 물론 심지어 소셜 시큐리티 혜택, 실업 수당까지 SAI 계산에 반영된다. 그만큼 대학들이 학생들의 재정 지원을 조금이라도 축소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AGM 칼리지 플래닝의 리처드 명 대표는 “CSS 프로파일에서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두 SAI 금액 계산에 적용된다”며 “특히 금년의 경우 더 많은 수입과 자산 부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문항 수가 늘다 보니 SAI 금액의 큰 증감으로 재정보조의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이번 소송의 쟁점대로라면 CSS 프로파일에 비양육 부모의 자산까지 포함시키게 되면 SAI가 증가하게 된다. SAI는 낮아질수록 학생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각 대학이 비양육 부모의 자산 포함 등을 통해 이 지수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CSS 프로파일은 한 번 서류를 제출하면 내용을 정정할 수 없다. 잘못 기재했을 경우 재정 보조 시 SAI가 올라가거나 각종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어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LA 지역 학자금 재정보조 한 컨설턴트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CSS 프로파일과 FAFSA의 기재 내용이 조금이라도 다를 경우 허위 기재 등의 의심까지 받는다”며 “최근 연방 교육부가 FAFSA 신청 시 ‘제3자’가 대행하는 행위 등을 강하게 규제하는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에일린 장(코넬대), 맥스웰 한센(보스턴대) 등이 SAT 주관 기관인 칼리지보드와 40개 사립 대학이 반독점법 등을 위반했다며 연방법원 일리노이주 북부 지법에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하버드대, 카네기 멜론대, 존스 홉킨스대, 펜실베이니아대, 예일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 다수 포함됐다. 가주에서는 USC, 캘텍(Caltech), 스탠퍼드대도 피고에 이름을 올렸다.
LA지사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