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사임을 요청하면 사임할 건가?
“아니오(No)”
-추가적으로 설명해줄 게 있나?
“아니오(No)”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 임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에 “No” 확고한 두 마디로 답했다. 파월 의장이 질문이 끝나자마자 즉각 답을 내놓자 질문한 기자가 당황할 정도였다.
이후에도 거취를 묻는 비슷한 질문에 변호사 출신인 파월 의장은 더 단호해졌다. 그는 대통령의 연준 의장 해임은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not permitted under the law)”고 단어 하나 하나 힘을 주며 말했다. 이어 “오늘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 현지 매체 블룸버그는 “파월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내는 분명한 신호”라며 “연준에 가해지는 어떠한 정치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 입지에 관심이 쏠리는 건 트럼프 당선인과 관계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간 여러 차례 파월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 재임 시절 본인이 임명하기는 했으나 ‘지나친 긴축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막는다’거나 ‘바이든에 의해 임기가 연장된 이후 민주당 정부를 도와주는 금리 정책을 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선거기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인 그를 의장으로 재임명하지 않겠다”며 “내가 명령할 수는 없지만 금리인상 또는 인하 여부에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이 의지를 보였지만 2026년 5월 임기 완수까지 트럼프와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수입품에 10~20% 관세, 중국산에는 최대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었다. 물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 위협이 다시 떠오르면 파월이 당초 계획보다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CNN은 이날 트럼프 측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파월의 남은 임기를 보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