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 뉴욕시장 “트럼프와 이민 문제 협력하고 싶어”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앞서 최대 20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추방 작전을 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계획을 마련하고 나선 것이다.
NBC 방송은 13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미국 각지에 위치한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의 수용 정원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 작전을 앞두고, 수용 시설부터 미리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의 수용 정원은 4만1000명 수준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정원을 늘리기 위해 교도소를 운영하는 민간 회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법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구금시설이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등 동부 대도시에는 구금시설을 신축하고, 기존 시설도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 LA와 시카고, 마이애미 등에는 새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폐쇄한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을 다시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보호 차원에서 폐기한 ‘가족 구금 제도’를 부활시키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이민자와 미성년 자녀를 동시에 체포할 경우 같은 구금시설에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불법 이민자 급증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주목된다. 민주당 강세 주에선 불법 이민자 추방에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뉴욕시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 정책에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담스 시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아무도 (뉴욕시가 겪은 이민 문제를) 겪지 못했으며, 우리는 (이민 이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이민 이슈를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담스 시장은 대규모 추방 방식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폭력 행위를 반복했거나 중범죄 이력이 있는 경우 뉴욕시에 남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범죄 이력이 있으면 ICE의 구금 연장 요청에 협조할 수 있도록 시의회가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지사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