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 제지로 추가 범행 막아
“한인이 한인 살해는 지역 최초”
댈러스 지역 한인타운에서 술집 ‘해피데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조완벽(63·사진)씨에게 징역 20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댈러스카운티 법원 기록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1일 살인과 살상 무기를 이용한 폭행 등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함께 법원은 조씨에게 20년형을 선고했다. 형량이 선고된 직후 조씨는 법원에서 수갑이 채워져 텍사스 주 교도소로 이송됐다.
사건은 지난 2023년 4월 3일 밤에 발생했다. 당시 해피데이 주점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과 경찰 리포트 등에 따르면 조씨가 술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미 만취한 상태였다. CCTV 영상에 따르면 만취한 조씨 옆에는 부인이 있었다. 이때 부인이 조씨를 말리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는 모습도 영상에 담겨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피데이 업주인 고 강희정(당시 53세)씨는 술을 달라고 하는 조씨에게 판매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업주 강씨와 조씨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러던 중 조씨가 밖으로 나가 총을 갖고 업소로 들어와 강씨를 향해 3발의 총격을 가했다. 강씨는 현장에서 쓰러졌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 숨졌다.
당시 더 큰 피해를 막았던 건 한인들이다. 술집 안에 손님으로 와 있던 정성근씨와 김종수씨는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지체 없이 조씨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조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얼굴에 부상을 입고 손가락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당시 댈러스 경찰국 측은 조씨를 끝까지 붙잡고 있던 한인들을 ‘영웅’이라고 칭한 바 있다.
강씨 피살은 댈러스 한인사회에서 한인이 다른 한인을 총으로 쏴 살해한 첫번째 사건이어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사건이 발생한 주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업주는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당시를 생각하면 살이 떨린다”며 “사건이 발생한 후 한인타운에서 술에 취한 남성들을 보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의 상처는 영원히 치유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댈러스지사 토니 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