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떨어져 있는 물체에 부딪치는 사고를 내고 나서 본인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비교적 운전 경험이 초보에 가까운 사람들 일수록 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심한 것 같다. 길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는 물체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본인의 과실이 아니라는 논리이리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험 클레임에서 이런 사고는 거의 모든 경우에 본인 과실로 처리된다.
‘왕초자’씨는 도로 주행 중, 누가 떨어뜨리고 간 것인지 모르지만, 길 위에 떨어져 있는 의자와 부딪혔다. 차량 앞부분이 많이 망가지고 수리비도 엄청 많이 나왔다. 일단 본인 보험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몇 개월 지나서 보험료 고지서를 보니 상당히 많이 올라가 있었다. 보험회사에 가서 따져 보았더니 몇 개월 전에 일어난 사고가 ‘컬리젼’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보험료가 올라간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컬리젼’이 무엇이길래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더니 본인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로 인해 생긴 피해를 ‘컬리젼’이라고 설명해 준다. 의자가 떨어져 있어 이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긴 사고인데 어떻게 본인의 과실이 될 수 있느냐고 ‘왕초자’씨는 강변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보험에서는 본인의 차량이 부서진 경우가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Collision 인데 ‘충돌사항’이라고 번역될수는 있겠으나 굳이 ‘충돌사항’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고 대개 ‘컬리젼’이라고 원어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Comprehensive 인데 ‘포괄사항’이라는 말로 번역되며 동물과의 충돌,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커버해 준다.
‘Collision’은 글뜻에도 대강 나타나듯이 본인의 과실로 어떤 물체와 충돌한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다른 차량과의 충돌, 정지해 있는 물체와의 충돌이 있을 수 있겠다. 반면에, Comprehensive는 나의 실수가 아닌 원인으로 충돌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동물과의 충돌, 날아온 물체와의 충돌, 자연재해, 도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경우에는 본인의 과실이 아닌 것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왕초자’씨의 경우, 의자가 날아 와서 차를 쳤다면 ‘Comprehensive’로 처리되어 보험료에 영향이 없는 반면에, 길 위에 이미 떨어져 움직이지 않는 의자를 쳤다면 ‘Collision’에 해당하여 보험료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Collision’이 생기는 예는 무수히 많다고 할 수 있다. 남의 차의 꽁무니를 받아도, 길가의 표지판과 부딪쳐도, 길가의 나무를 받아도, 길 한가운데 있는 물건과 부딪쳐도, 빗길에 미끄러져도, 모두 ‘Collision’으로 처리된다. 특히, 길 가운데 있는 물건을 쳤을 경우는 참으로 애매하기는 하지만, 대개 ‘Collision’으로 취급됨을 명심해야 한다. 길 한가운데 있더라도 운전자는 이를 충분히 피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확보하면서 자동차를 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슴이 갑자기 길에 뛰어들면 이를 피하다가 길가의 나무를 받아 큰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Collision’ 처리되는데, 만일 사슴을 그대로 받아 버리면 ‘Comprehensive’로 처리된다. 이런 경우, 컬리젼인지 아닌지의 문제를 떠나 사슴을 받는 것보다 나무를 받는 것이 매우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막상 사슴이 갑자기 길가운데로 뛰어 들면 반사적으로 핸들을 돌리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운전할 때는 언제나 전방을 주시하면 충돌 사고를 충분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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