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시간 문제 더해 신체적·정서적 피해 만만찮아
“돌아와 합병증 겪어도 병원가서 사실대로 말못해”
초강경 낙태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 조지아주에서 낙태수술을 위해 타주로 떠나는 임신부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법 중 하나인 ‘심장박동법’이 2022년 발효됐다. 심장박동법에 따라 태아의 심장 활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차부터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임신 사실을 알기 전에 낙태가 금지되는 것이다.
조지아에서 임신 중절을 위해 타주로 떠난 여성은 2021년 250명에서 지난해 9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최근 국립보건통계정보시스템(NAPHSIS)에 보고된 주별 통계를 인용, 보도했다. 이 수치는 조지아에 인접한 캔자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단 4개 주에서만 수집한 통계이기 때문에, 더 멀리 떠난 임신부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 건강상의 이유 등 여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임신 중절을 고려한다. ‘더 늦기 전에’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에 문의하고, 아이를 맡기고, 타주에서 머물 곳을 찾아야 하는 등 집 인근에서 수술하는 것보다 챙길 것들이 많다. 거기가 수술 경과가 안 좋으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조지아 보건부(DPH)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18~2021년 사이 매년 약 130명의 여성이 임신 중절을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떠났고, 2022년에는 3300명, 2023년에는 6300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조지아에서 가까운 노스캐롤라이나로 여성들이 자주 찾지만, 상황이 마냥 여의치는 않다. 니샤 버마 조지아 산부인과 의사는 매체에 “노스캐롤라이나는 가깝지만 대기 시간이 72시간에 달하고, 직접 여러 번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환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미국가족계획연맹(PPFA)의 알렉시스 맥길 존슨 CEO는 매체에 “미국의 변화하는 법률로 여성들이 임신 중절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또는 그곳에 갈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되는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JC는 조지아에서 다른 주로 임신 중절 수술을 위해 떠난 3명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들이 비용, 시간, 육아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으며, 여행이 신체에 미치는 신체적, 정서적 피해도 끼쳤다고 전했다.
이중 시카고에서 중절 수술을 받은 한 여성은 조지아로 돌아와 합병증을 겪었으나, 누구에게 수술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조지아에서는 낙태가 불법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의사한테 임신 중절을 위해 타주에 갔었다고 말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 두려웠다”고 매체에 전했다.
버마 전문의는 중절을 고려하는 임신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했다. ‘어보션파인더(AbortionFinder.org)’ 웹사이트는 합법적으로 낙태 약물 또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을 추천해준다. ‘에이드액세스(AidAccess.org)’를 통해 중절 약을 주문해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와 같은 온라인 리소스를 통해 복잡한 법률과 가까운 병원을 편리하게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보션 파인더 홈페이지 캡처.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