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적혈구 환자에 특히 위험
애틀랜타에서 최근 유행하는 신종 호흡기 바이러스가 ‘낫적혈구병’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주 발표한 주간 발병률 및 사망률 보고서에 따르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파보바이러스 B19’ 감염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증상은 보통 경미하지만, 면역체계가 약한 어린이와 성인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낫적혈구병(겸상적혈구)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신종 바이러스 감염이 위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틀랜타어린이병원(CHOA)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아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낫적혈구질환이란 유전자 이상에 따라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변해 악성 빈혈을 유발하는 유전병이다. 이 질환은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와 B19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CHOA에 의하면 2023년 12월~2024년 9월 사이에 낫적혈구 질환 환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빈혈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지난 14년간의 연간 수치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이 기간 치료를 받은 어린이의 75% 이상이 적혈구 수혈을 받았다.
마리안 이 CHOA 소아혈액 전문의는 “B19 감염 사례가 결국 감소할 것이지만, 언제 그렇게 될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낫적혈구 빈혈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건강 관리를 통해 B19 감염을 관리할 수 있으나,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낫적혈구 빈혈이 있는 10세 어린이가 B19감염 증세를 보인 뒤 사망했다.
특히 조지아주는 전국에서 낫적혈구 질환 비율이 가장 높은 주중 하나로 꼽힌다. CDC는 2018년 낫적혈구 질환을 가진 미국인 10만명 중 9000명이 흑인 인구 비중이 높은 조지아 주민이라고 추정했다.
B19 감염 예방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법과 유사하다. 공공 실내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방법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낫적혈구 환자가 기침, 콧물, 발열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면 B19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이 박사는 당부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