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데울 때 플라스틱 건강유해 물질, 음식에 스며들어”
지퍼백 또는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담아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건강에 해로운 화학 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스테파니 아이크 에모리대 교수(환경건강학)는 플라스틱 식품 용기, 플라스틱백, 랩 등을 가열하면 화학물질이 나올 수 있고, 이러한 물질은 음식으로 스며들 수 있어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식품 용기는 종종 ‘프탈레이트’라고 불리는 오르토프탈레이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 이 물질은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필요한 첨가물로 다양한 제품에 쓰이지만, 유방암, 발달 장애, 생식력 감퇴, 비만, 천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국(FDA)은 현재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에 9가지 프탈레이트를 허용하고 있으나, 2016년 시민단체는 모든 프탈레이트를 금지해달라고 청원했다. FDA는 2022년 ‘업계가 프탈레이트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와 “청원서가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해당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청원을 거부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식품 포장, 어린이 장난감, 화장품 등 대부분의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를 금지했다.
‘환경 워킹그룹(EWG)’의 아이리스 마이어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시 닫을 수 있는 지퍼백과 얇은 플라스틱 제품은 열분해에 더 취약하고, 두꺼운 대체품보다 더 많은 나노 플라스틱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며 전자레인지 및 오븐 조리용 백을 포함해서 “모든 형태의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진정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이 몸에 들어오면 산화되거나 DNA 손상, 유전자 변형, 암 발병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플라스틱 입자는 매우 작기 때문에 혈류를 통해 이동하여 장기에까지 침투할 수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쌀알만한 크기라면, 나노플라스틱은 머리카락 한 가닥 정도의 두께이거나 더 작다. 미세 플라스틱 입자에 있는 프탈레이트가 인간의 신경계, 생식계 등 기타 장기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플라스틱 식품 용기에서 또 발견될 수 있는 화학물질로 PFAS가 있다. 미국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수십년 동안 논스틱팬, 세척제품, 얼룩방지 및 방수 의류, 일부 바디케어제품 등 다양한 품목에 PFAS가 사용되었다. PFAS는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도 불린다.
플라스틱 종이 섬유로 만든 테이크아웃 용기, 포장지의 코팅 등에서도 PFAS가 발견된다.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진보적인 주들은 식품 포장지와 화장품에서 PFAS 사용을 금지한 바 있으며, 올해 초 FDA는 제조업체들이 종이 테이크아웃 식품 포장에서 기름을 방지하는 용도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EWG는 유리, 세라믹, 스테인레스 스틸 용기에 담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플라스틱 뚜껑을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피하고, 대신 위에 종이타월을 얹는 것이 좋다.
윤지아 기자